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10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의 첫 공판을 열었다.
특히 이날 재판은 재판부가 언론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관심이 컸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2시 11분께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남색 정장을 입은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전직 영부인이 피고인으로 재판에 출석한 것은 헌정사 처음이다.
김 여사는 2010~2012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주도한 주가 조작에 '전주(錢主)'로 가담해 약 8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로 8월 29일 재판에 넘겨졌다.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명태균 씨로부터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건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 씨가 지원하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의창에 공천받도록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또 같은 해 4~7월 '건진 법사'로 불리는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에서 62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와 1000만 원 안팎의 샤넬백 2개 등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김 여사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과거 정권에서 두 차례 무혐의를 받았다"며 "특검은 일부 녹취록만 발췌해 주가조작이라고 주장하지만 피고인은 공모하거나 인식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공범들에게 이용당했다는 진술이 다수"라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명태균 씨가 개인적 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카카오톡으로 몇 차례 전달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공소장에 58회 받아봤다고 적시됐으나 (실제로는) 몇 차례 되지 않는다. 공천에도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경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통일교가 전성배(건진법사)와 윤영호(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를 통해 전달했다는 청탁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샤넬백 등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수사가 두 차례 있었지만 무혐의는 한 차례뿐"이라며 변호인 측의 설명을 반박했다. 재판부는 10월 1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증인신문을 진행하되, 10월에는 22일·24일·29일에 한해 심리를 이어가기로 했다.
재판은 약 40분간 진행됐으며, 김 여사는 재판을 마친 뒤 재판부를 향해 인사하고 퇴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