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불황에...10대 건설사 직원 2800명 감소, 계약직 13% 급감

입력 2025-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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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공사현장 모습 (뉴시스)
▲서울시내 한 공사현장 모습 (뉴시스)

10대 건설사 직원 수가 1년 새 2800여 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계약직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이뤄진 영향이다. 일각에선 인건비 부담은 줄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0대 건설사 반기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의 임직원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5만386명(단시간 근로자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3221명보다 2835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계약직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1만8238명에서 올해 1만5884명으로 12.9%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감소 인원의 83%를 차지한다. DL이앤씨(-18%), 현대엔지니어링(-17%), 대우건설(-16.7%) 등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계약직이 13.1% 늘어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정규직 인원도 같은 기간 3만4983명에서 3만4502명으로 1.4% 줄었지만 계약직에 비해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대우건설(-4.3%), DL이앤씨(-6%), 포스코이앤씨(-3%) 등이 감소했고, 현대건설(3.5%), 삼성물산(0.7%)은 오히려 늘었다.

건설사들의 인력이 축소된 배경으로는 건설 경기 침체가 꼽힌다. 대규모 프로젝트 착공이 지연되고 신규 분양 일정도 늦어지면서 인력 수요가 줄었다는 것이다. 해외 수주 부진과 국내 정비사업 지연이 맞물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건설업 특성상 계약직 비중이 높다 보니 경기 변동이 곧바로 고용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들어 건설 경기 체감 지표도 부진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실사지수(CBSI)에 따르면 4월 74.8로 전월 대비 반짝 상승한 이후 8월(68.2)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는 장기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공사 발주가 줄고 현장 착공이 지연되면서 단기 고용 수요가 빠르게 줄었다”며 “특히 계약직이 많은 건설업 고용 구조 특성상 불황기마다 취약 고용층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실적 악화 분위기 속에서 비용 절감 1순위로 인력 조정을 택하고 있다. 판매 및 관리비에서 인건비를 줄이면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부문 급여를 별도 공시하지 않은 삼성물산을 제외한 9개사의 올 상반기 총 급여액은 2조3179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4449억 원) 대비 5.2%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4027억 원으로 5.5% 줄었고 대우건설은 2545억 원으로 22.4% 급감했다. GS건설은 2979억 원으로 20% 늘어 9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인건비가 늘었다.

일부 건설사들은 비용 절감 노력과 주택 사업 반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며 대우건설과 DL이앤씨도 각각 6.3%와 121.7%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인력 감축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험 많은 인력이 빠져나가면 대형 프로젝트의 품질 관리나 해외 수주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불황기에 불가피하게 인력 조정이 이뤄지지만 숙련 인력이 이탈하면 회복기에 다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과 함께 장기적인 인력 운용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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