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평촌 두자릿수ㆍ산본·중동도 상승
선도지구 효과 아직…재건축 사업성 발목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위치한 지역의 아파트값이 올해 대체로 상승한 가운데 일산만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분당·평촌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산본·중동도 올랐지만 일산은 동·서구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재건축 사업성과 입지 여건의 차이가 지역별 집값 회복 속도를 가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첫째 주(3일 기준)까지 고양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1.82%, 1.32% 하락했다.
반면 다른 1기 신도시는 모두 올랐다. 평촌신도시가 포함된 안양시 동안구는 올해 11.84%, 분당신도시가 위치한 성남시 분당구는 10.74% 상승했다.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5.08%, 중동신도시가 포함된 부천시 원미구도 3.50% 올랐다. 군포시와 원미구는 일산동·서구와 같은 비규제지역이다.
일산동구는 최근 들어 하락폭도 커졌다. 3일 기준 아파트값은 7월 첫째 주 -0.01%를 시작으로 △둘째 주 -0.09% △셋째 주 -0.01% △넷째 주 -0.04%에 이어 이달 3일 -0.14%까지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달 첫째 주에는 전주보다 낙폭이 0.10%포인트(p) 확대되며 경기도 조사 지역 가운데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일산서구도 이번 주 0.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0.16% 상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한신' 전용면적 94.05㎡는 지난달 14일 6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같은 달 29일에는 5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보름 만에 거래가격이 6000만원 낮아졌다.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마을 주공 전용 68.13㎡도 6월 30일 2억9000만원에서 지난달 30일 2억8000만원으로 1000만원 내렸다.
일산 집값이 다른 1기 신도시와 달리 약세를 보이는 데는 재건축 기대감이 아직 실제 매수세로 이어지지 못한 영향이 크다. 고양시는 2024년 11월 백송·후곡·강촌·정발마을 등 4곳, 총 9174가구를 노후계획도시정비 선도지구로 선정했지만 아직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곳은 없다. 사업 일정과 예상 분담금 등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선도지구 선정 효과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산신도시의 기준용적률은 300%로 분당 326%, 평촌·산본 330%, 중동 350%보다 낮다. 기존 아파트 가격도 다른 1기 신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공사비가 높은 상황에서는 일반분양을 통한 사업비 확보가 쉽지 않고 조합원 분담금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재건축 기대감보다 향후 부담해야 할 비용에 대한 우려가 먼저 부각될 수 있는 이유다.
또 일산은 분당·평촌 등 경기 남부 신도시보다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변 일자리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더라도 실수요를 끌어들이는 교통·일자리 여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다른 1기 신도시와 같은 수준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일산은 경기 남부에 비해 일자리가 적고 강남 접근성도 떨어진다”며 “재건축이 추진되더라도 집값이 빠르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