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 임차인, SH 매입 후 보증금 지원
보증보험 미가입 신규 사업자 등록말소

최근 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 중 일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곳에서 보증금 반환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서울시가 사과하며 피해자 구제 및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일 중구 서울시청사에서 열린 약식 브리핑에서 최진석 주택실장은 “서울시의 청년안심주택 사업장에서 이런 일이 있게 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런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챙기고, 피해자들의 피해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일부 청년안심주택에서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임대가 이루어져 건물이 경매나 가압류에 넘어가면서 입주 청년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가압류 및 경매가 개시된 청년안심주택 지역은 잠실동(134가구)·사당동(85가구)·구의동(55가구)·쌍문동(13가구) 등 총 287가구다. 이 외에도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현재 9월까지 가입을 추진 중인 곳은 총 944가구로, 내발산동(458가구)·도곡동(132가구)·마장동(181가구)·종암동(173가구) 등이 해당된다.
청년안심주택은 서울시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대표적 청년 주거 지원 정책이다. 만 19~39세 대학생·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역세권 일대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서울시와 민간 사업자가 협력하는 방식이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운영하는 공공임대, 민간임대사업자가 운영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혼합돼 있으며 현재까지 총 2만6000여가구가 공급됐다.
우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시는 퇴거를 긴급하게 희망하는 선순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우선 지급한다. 이후 금융권과 법무법인 등을 통해 보증금을 지급한 뒤 경매에 참여, 우선변제권을 행사해 보증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보증금 지원에 필요한 재원은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되는 서울시의 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 하반기에 당장 활용 가능한 재원이 부족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최 실장은 “(현재 문제가 된) 4개 사업장에 가서 당장 퇴거가 필요한 이들에 대한 수요조사를 해볼 생각”이라며 “수요조사 뒤 그에 맞는 예산을 책정해 하반기에 가능한 부분은 조치하겠다. 현재도 약 150억 원 정도 가용 재원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증금 회수가 불확실한 후순위 임차인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공공주택사업자가 국비로 주택을 매입해 보증금을 지원한다. 최 실장은 “현재 3개소에 154가구 분들이 근저당 설정권보다 아래에 있는 후순위 임차인”이라며 “이분들은 우선 전세사기 피해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시급하기 때문에 신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가 확정이 되면 SH나 LH 등이 국비로 개별 호를 매입함으로써 보증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도 병행한다. 우선 현재 입주자를 모집 중이면서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업장에는 9월까지 가입을 촉구하고,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는 즉시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할 예정이다. 또 사업장의 ‘공급 신고’ 단계에서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사전 확인해 부실 사업자가 입주자 모집에 나설 수 없도록 차단한다.
보증보험 미가입 사업장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및 등록 말소뿐 아니라 용적률 인센티브, 융자금 지원 등 기존 혜택 환수도 추진한다. 사업자 선정 단계부터 재정 건전성과 보증보험 가입 능력을 엄격히 검증하고, 입주 이후에도 의무사항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 과정에서 국세를 체납하거나 채무 규모가 큰 부실 사업자가 사전에 걸러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업자 모집 과정에서부터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실장은 “현재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라 임대 사업자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사업자의 재무건전성을 확인, 거르지는 않는 거 같다”며 “이를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피해 접수와 상담 지원도 강화한다. 서울시는 이달 말 보증금 반환 문제가 발생한 현장 2곳에 전세피해지원팀을 파견해 상담회를 열고 피해 접수 절차와 법적 대응 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