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형 AI 행동계획’ 발표 서둘러야

입력 2025-07-2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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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자대 글로벌융합대학 학장/한국AI교육협회 회장

이달 23일, 미국 백악관은 전 세계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에서 미국이 앞서 나가기 위한 국가 전략인 ‘미국의 AI 행동계획(America’s AI Action Plan)’을 전격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14179호(Executive Order 14179)를 근거로 시행되는 이 계획은 총 90개 이상의 연방 차원의 정책 과제로 구성되며 기술 혁신, 인프라 구축, 외교 및 안보 전략을 망라하는 AI 주권 확보의 종합 시나리오다.

주목할 첫 번째 축은 민간의 창의성과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규제 철폐다. 오픈소스와 오픈웨이트 AI 모델의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연방 정부는 ‘이념적 편향이 배제된’ AI만을 도입하겠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이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했던 기존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 기준에서 벗어난 움직임으로, AI 기술 자체의 기능성과 경쟁력에 방점을 두겠다는 선언이다.

두 번째 축은 AI 경쟁의 핵심인 컴퓨팅 파워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전력망 인프라 등 대규모 기반시설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연방 정부의 허가 절차 간소화, 토지 이용 규제 완화, 에너지·전기공 인력 양성 등은 AI 산업 전반의 공급망 자립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 번째 축은 미국의 AI 외교 전략이다. AI 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미국이 선도하고, 우방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동시에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과 거래를 제한해 전략적 우위를 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AI 기술 전 스택(반도체, 데이터, 모델, 응용 서비스)을 미국 중심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은 디지털 동맹 재편을 촉진하고 있다. 이로써 기술과 외교가 접목된 ‘AI 지정학’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알리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엔비디아, AMD, 구글, 메타, 팔란티어 등 미국 주요 테크기업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환경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환경 규제 완화, 노동자 보호 장치의 미비, DEI 가치의 배제 등에서 우려를 표한다. 이에 따라 “People’s AI Action Plan”이라는 대안 전략이 제시되기도 했다. 한 일부 주(州)정부가 추진 중인 AI 규제와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며, 향후 연방·주 간 정책 조율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AI 행동계획은 단기적인 산업 부양을 넘어, 미국식 AI 가치관을 세계에 확산하려는 전략적 접근이기도 하다. AI 모델에 내재된 가치와 판단 기준은 개발자의 철학과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이념적’이고 ‘공정한’ AI를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탈DEI’, ‘탈기후의제’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 이는 AI의 사회적 기능과 민주적 통제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논쟁거리를 던지고 있다.

특히 이 계획은 AI가 자동화와 고용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선결 조건 없이 산업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AI 인력 재교육과 사회 안전망 확충, 기술로 인한 양극화 해소 전략 등과 연계된 ‘포괄적 AI 정책 생태계’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AI 행동계획은 단순한 산업 육성 전략이 아니다. 이는 미국이 글로벌 AI 질서를 설계자이자 심판자로서 역할하겠다는 선언이다. 윤리와 규제를 앞세운 유럽, 국유 AI 모델을 추진하는 중국, 빅테크 중심의 미국 내 분열을 통합하려는 ‘하이브리드 전략’이다. 앞으로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안보·산업·외교·철학이 얽힌 총체적 경쟁 영역이 될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순한 AI활용국이 아닌, 전략적 가치와 철학을 가진 ‘AI 3대 강국(AI G3)’으로 도약해야 한다. 정부는 서둘러서 새로운 국가인공지능(AI)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형 AI 행동계획을 만들어 발표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형 AI 행동계획을 만들 때는 한국AI교육협회가 2023년에 만들어서 발표한 전 국민을 위한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와 한류를 접목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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