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구조조정 도미노…“강한 기업만 살아남는다”

입력 2025-05-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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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12 17:52)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전기차 캐즘 직격탄에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 ‘줄줄이 파산’
LG엔솔 등 투자계획 철회 잇따라
국내 배터리 3사 점유율 하락세
“직접환급제 등 정책 지원 절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배터리 업계에 구조조정과 파산 도미노가 현실화하고 있다. 시장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달려온 투자 계획이 재검토되면서 공장 설립이 중단되고 연쇄적인 재무 불안으로 파산보호 신청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기술력·자금력이 부족한 기업은 줄줄이 탈락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 배터리 기업 커스텀셀즈는 지난달 말 독일 법원에 주요 법인에 대해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 주요 고객사인 항공우주 스타트업 릴리움의 파산 여파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3월에는 유럽 최대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트가 스웨덴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노스볼트는 유럽의 독립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한 핵심 업체로 주목받으며 폭스바겐,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전방 수요 둔화, 반복되는 수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구조조정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자동차는 기타큐슈시에 추진하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닛산은 약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LFP 공장을 설립, 2028년 4월부터 생산되는 전기차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경영난으로 전면 백지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상황과 투자 여건을 고려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하던 11조 원 규모의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프로젝트에서 철수했다. 중국 비야디(BYD)가 칠레 리튬 양극재 공장 투자를 철회한 배경에도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한 투자상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 산업은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다. 지금처럼 시장이 정체되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기업들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고, 공급망 전반의 위기로 번진다. 일례로 노스볼트 파산 영향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판매량이 급감했고, 장비업체 SFA와 이노메트리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기술력·생산역량·재무건전성을 두루 갖춘 극소수 기업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이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은 저렴한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최근에는 기술력까지 갖춘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텃밭’이었던 유럽 시장에서 중국계 기업들의 점유율은 과반을 넘은 반면, 국내 3사 점유율은 40% 아래로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함께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액션 플랜을 공식 발표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에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의 선제적인 대응 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맹추격과 미국의 상호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는 개별 기업만의 경쟁력으로 살아남기 어려워진 만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세액공제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환급제’를 도입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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