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건설이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차입금을 줄이며 유동성 개선에 나섰다.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고금리 자금을 중심으로 차입 구조를 정비하면서 재무건전성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4126억 원으로 전년(5137억 원) 대비 약 1011억 원 감소했다.
차입금은 금리가 높은 자금에서 감축이 집중됐다. 단기차입금은 전년 대비 1306억 원 감소하며 1273억 원을 했고, 단기사채(CP) 역시 같은 기간 90억 원으로 270억 원 줄었다.
해당 자금들은 대부분 연 8~9%대 고금리가 적용된 신영증권, 키움캐피탈, 저축은행권 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신영증권을 통한 CP의 이자율은 최고 연 9.9%에 달했으며 주요 단기 대출의 금리도 8.7% 내외로 집계됐다.
차입 총량 감소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도 낮아졌다. 2023년 말 29%에 달하던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해 25.1%로 3.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차입 구조가 완전히 안정된 것은 아니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2023년 말 대비 775억 원 증가해 상환 일정이 가까운 장기자금 비중이 커졌고 2023년에 발행한 2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며 유동성 항목으로 이동했다. 여전히 단기 유동성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동부건설의 차입금 감축은 동부건설이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을 시기에 내세운 재무 개선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초 업계 일각에서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던 당시 공식 입장을 통해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적으로 상환함으로써 채무 상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동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969억 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차입 구조 개편 약속은 이행한 셈이다.
시장에선 이러한 움직임을 재무관리 역량의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 상황에서 외부 자금조달 없이 고금리 차입을 줄인 것은 자체 현금흐름 기반의 정비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자금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선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 관리 차원에서 이자 비용이 많이 드는 차입금부터 우선 상환해 나갔다”면서 “앞으로도 재무구조 개선과 차입 구조 정상화를 위해 내부 자금 운용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