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배추' 잡아도 김장철 물가 부담 여전...무·고추 가격 고공행진 탓

입력 2024-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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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국내산 배추가 쌓여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 국내산 배추가 쌓여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지난달 배추 가격 전년 동월 대비 53.6% 비싸...한 포기에 9000원 남짓
김장에 들어가는 채소 가격도 고공행진...무 41.6%, 고추 27.1% 비싸
"배추 외에도 다른 채솟값 가격 잡아야 김장철 물가 부담 덜 수 있어"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있지만 큰 폭으로 뛴 배추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중순부터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배춧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무, 고추 등 김장에 필요한 다른 채소 가격이 여전히 비싸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여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9월 채소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5% 올라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월(8월) 상승률과 비교하면 13.2%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2021년 2월(1.4%)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8월과 9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채소 물가의 기여도 차는 0.21%p로 다른 품목보다 컸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 물가가 큰 폭으로 뛴 뒤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영향이다.

특히 배추 가격 상승세가 매섭다. 지난달 배추 물가는 1년 전보다 53.6%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다. 계속해서 전년 동기 대비 오름세를 보였던 배추 가격은 6월 잠시 주춤하다 7월 상승세로 전환한 뒤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한 포기에 9000원을 넘나들면서 '금(金)배추'로 불리고 있다.

정부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말 배추 초도물량 16톤(t)을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10월 한 달 동안 매주 200t씩 1100t의 물량을 수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민간 수입업체에 운송비를 지원해 3000t을 더 수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되면 빠르면 이달 하순에는 배춧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기상 여건이 잘 받쳐준다면 10월 말부터는 배추 출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해 가격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전망대로 배추 가격이 안정된다고 해도 김장에 들어가는 다른 채소 가격 여전히 비싸 김장철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OSIS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9월 기준 무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1.6% 비싸다. 고추와 당근, 파 등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7.1%, 20%, 7.8% 높은 수준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큰 폭으로 오른 배추 가격만 신경 쓰면 본격적인 김장철에 소비자들이 다른 채소 물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배추 외에도 무, 고추 등 김장을 할 때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채소들의 공급 상황도 미리 꼼꼼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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