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손익분기점 아래로…정유사 하반기 실적 하락 우려

입력 2022-07-26 15:52 수정 2022-07-2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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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셋째 주 정제이윤 3.9달러에 그쳐
수요 부진에 한 달 만에 무려 86% ↓
하반기 전망 ‘불투명’…실적 잔치 저물어
겨울철 등ㆍ경유 수요 확대에 기대감

정유사의 이익지표 가운데 하나인 '정제이윤'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졌다. 상반기 ‘역대급 호황’을 앞세워 분기 기준 영업이익 최대치를 갈아치웠던 정유사가 하반기에는 산업 수요 감소 여파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6일 정유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정제이윤은 3.9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넷째 주 29.5달러를 기록하며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약 86%가 급락한 셈이다.

정제이윤은 정유사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다만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는 게 통상적이다. 정제이윤이 4~5달러를 넘어서면 수익이,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올해 들어 국제정세와 지정학적 요인 등에 따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제이윤은 꾸준히 5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7월 들어 3.9달러에 그친 것은 정유업계 호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제이윤 하락은 물가상승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산업 수요 감소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6월 말~7월 초 미국 휘발유 수요는 하루 873만 배럴에 그쳤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2001년과 2013~2014년 사이 국제유가 고공행진 당시보다 낮은 산업 수요다.

산업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재고가 증가했고, 이는 곧 정제이윤 하락으로 이어졌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휘발유 재고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은 93.7%로 낮아졌음에도 미국 휘발유 재고는 2주 연속 상승해 약 3개월 내 최대치까지 증가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렇듯 정제이윤이 급락하면서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과 산업수요 회복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정유업계가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 하락에 직면했다. 24일 서울의 한 주유소 시세표 모습.   (연합뉴스)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과 산업수요 회복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정유업계가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 하락에 직면했다. 24일 서울의 한 주유소 시세표 모습. (연합뉴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S-Oil(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8992억 원으로 전 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1조4408억 원보다 무려 3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같은 기간 약 34% 감소한 1조56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한 것도 이런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 중이다.

이와 관련해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업계의 초호황이 하반기부터 점차 하향 안정화되겠고, 향후 수년 내에 이보다 더 좋은 시황 출현을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분석했다.

정제이윤의 반등을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올겨울 '에너지 대란' 가능성을 제기한 지표가 속속 등장하자 등유와 경유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등ㆍ경유의 수요 증가는 자연스레 정제이윤의 반등을 불러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정유업계를 겨냥해 "초과이익 환수" 목소리를 확대하자 이에 맞서 "실적하락 우려"를 내비치며 선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산업 수요가 감소하며 정제이윤이 하락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심화한 에너지 수급난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수익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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