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재 사망 828명 역대 최저지만…정부 목표 달성 실패

입력 2022-01-10 13:30

▲2020년 근로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 감식 현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020년 근로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천 물류창고 화재 감식 현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고용부, 중대재해법 시행 올해 700명 초반 감축 목표
‘중대재해법 사각지대’ 50인 미만 사업장 관리 숙제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82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정부 목표치에는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27일ㆍ50인 이상 사업장 우선 적용)되는 올해 산재 사망자를 700명 초반대로 감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산재 사망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중대재해법 유예·제외되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망 사고를 현저하게 줄이는 것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10일 발표한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2022년 산재 사망사고 감축 추진 방향'에 따르면 작년 한해 산재 사망자 수는 828명으로 전년보다 54명(6.1%) 줄었고, 근로자 수 1만명당 발생하는 사망자 수인 ‘사고사망만인율’은 0.46을 기록했다.

작년 산재 사망자 수와 사고사망만인율은 1999년 관련 통계 작성이래 최저 수준이다.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 중심의 산재예방 정책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한 결과 산재 사망자가 역대 최저로 내려갔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고용부가 제시한 목표치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지난해 초 고용부는 2021년 산재 사망자 감축 목표치를 전년보다 20% 이상 줄인 705명 이하로 제시한 바 있다.

고용부는 목표 달성엔 실패했지만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는 올해 계속해서 산재예방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면 사망자를 700명 초반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올해 건설, 제조, 화학 등 사망사고 다발 업종 및 현장 위험요인 중심으로 예방 감독 및 현장 점검을 강화한다. 건설업 중소현장(공사규모 1억~50억 원 미만)은 패트롤(순찰) 점검을 통한 불량 현장 선별 후 집중 감독하고, 초소규모 현장(1억 원 미만)은 지붕공사, 달비계 등 위험작업 중심으로 집중 관리한다.

제조업의 경우 고위험(끼임 등) 기계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자율점검표 배포‧회수, 사고사례 수시전파 등을 통해 밀착관리하고, 자율점검 및 패트롤점검 결과 불량 사업장 위주로 감독한다.

대형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국내 3대 석유화학산단(여수‧울산‧대산) 정비 보수 기간 중 전체 작업안전 과정을 모니터링 하고, 공정안전관리(PSM) 비대상 공정까지 위험경보제를 확대한다.

화재‧폭발에 취약한 물류창고 등 건설현장에 대해서도 가연물(보온재, 신나 등) 화재예방 조치 여부 확인‧점검 및 사업주 대상으로 사고사례 전파와 안전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고용부는 중대재해법이 조기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적극 지원한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법인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 노동자 1명 이상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징역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선 안전보건관리체계 가이드북,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 업종별 자율점검표, 사고유형별 매뉴얼 등을 현장 수요에 맞게 지속 제작‧배포하고, 문의가 잦은 사항은 별도 자료를 만들어 조만간 배포할 방침이다.

또한 사업장에서 노동자 참여 활성화를 통한자율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이 현장에 정착되도록 이달 말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매뉴얼도 보급한다.

고용부는 가이드북 등을 기업이 적극 활용하면 중대재해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안전관리 전문기관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50~299인 사업장 3500곳)에 대한 컨설팅도 실시한다.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에는 사고를 야기한 유해‧위험요인이 묵인 및 방치됐는지 여부 등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도 수사해 엄정 조치할 계획이다.

또 검찰과 상시 협력체계를 구축해 중대재해법 등 법적 쟁점을 신속히 정리하고, 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수사 절차도 표준화한다.

다만 해당 대책으로 정부가 올해 산재 사망자 700명 초반대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존에 내놓은 대책과 별반 차이가 없는 데다 무엇보다도 중대재해법 사긱지대에 놓인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여전히 사망사고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828명 중 5인 미만 317명(38.3%), 5∼49인 351명(42.4%) 등 50인 미만 사업장 비중이 80.7%에 달한다. 5~49인 사업장은 2024년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법을 적용받으며,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노동계에서는 중대재해법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5~49인 사업장에 조속히 법을 적용하고, 5인 미만 사업장도 법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부는 소규모 사업장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올해 편성된 1조1000억 원의 산재예방예산을 통해 이들 사업장의 노후‧위험 공정 개선과 이동식크레인, 프레스 등 9개 위험기계‧기구의 교체 비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소규모 현장(건설 1억 원 미만, 제조 50인 미만)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정착되도록 기술지도를 내실화하고, 사업장의 유해‧위험 요인 대응 등 위험성 평가가 우수한 50인 미만 제조업 등에 대한 산재보험료를 3년간 20% 감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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