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10대 부산시의회 의장단 선출을 둘러싼 내부 갈등 수습에 직접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순한 의장 선거를 넘어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자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민의힘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부산시의회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강무길(해운대4) 의원과 이종진(북3) 의원은 주말인 20일 정동만 부산시당위원장 주재로 회동한다.
이 자리에는 김미애(해운대을)·박성훈(북을) 국회의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최근 의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야당이 된 이후에도 여전히 자리 다툼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시당 차원에서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는 방식의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전반기를 맡느냐를 두고는 여전히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의장 선거 자체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 권력지형은 크게 바뀌었다. 부산시장은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부산시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지만 사실상 시정을 견제해야 하는 야당 위치에 놓이게 됐다.
정권을 잃은 정당이라면 민심의 경고를 먼저 읽고 쇄신과 단합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부산시의회에서는 의장 선거를 둘러싼 계파 경쟁과 상임위원장 배분 논란이 먼저 불거지고 있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특정 후보 측이 이미 상임위원장 배분 구상까지 마쳤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초선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한 당선인은 "아직 의장도 선출되지 않았는데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정리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초선 의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구도가 짜여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이 아직도 지방권력 상실의 의미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절대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시의회를 운영하던 관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민주당과 전재수 시장을 견제해야 할 시점에 내부 자리 경쟁만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의장 자리를 놓고 싸울 때가 아니라 야당으로서 역할을 정립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의장단 갈등은 단순한 내부 선거 문제가 아니다.
부산 시민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독점적 권력 구조를 바꾸라는 것이었고, 견제와 균형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으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의장 자리와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과연 패배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 나오고 있다.
야당이 된 부산 국민의힘이 지금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은 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능력이 아니라, 패배 이후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답일지 모른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