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후폭풍…일손 부족에 식품 공급망 위기

입력 2021-09-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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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수확 외국인 노동자·트럭 운전수 없어
“정부, 브렉시트 결과 대비·초기 충격 완화 실패” 비판

▲7일(현지시간) 한 근로자가 런던 슈퍼마켓 빈 선반에 상추와 샐러드 잎을 채우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한 근로자가 런던 슈퍼마켓 빈 선반에 상추와 샐러드 잎을 채우고 있다. 런던/AFP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후폭풍에 직면했다.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많은 국가에서 식량 부족이 일어나고 있지만,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그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공급망 양대 핵심인 수확과 유통이 일손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수개월 동안 불가리아나 루마니아와 같은 나라에서 채소를 수확하기 위해 오는 계절 근로자가 현재 품귀 상태인 데다가, 이를 운반할 트럭 운전사들도 씨가 말랐다. 한 농업협동조합은 신선식품을 냉동시설로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트럭 운전 인력 부족으로 지난 한 주 동안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로 추산되는 식품을 폐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을 정도다.

CNN방송은 “브렉시트의 결과가 마침내 영국을 들썩이게 하는 것처럼 보이며, 이는 보리스 존슨 총리와 정부가 약속한 ‘최상의 상황(Sunlit Uplands)’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럽 노동자의 부족은 기업의 재정적 손실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빈 선반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트럭 운전사의 부족이다. 영국 화물 운송 협회 로지스틱스UK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는 9만~12만 명의 운전자가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브렉시트가 이 문제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영국이 더는 유럽 운전자들을 쉽게 확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식품산업에 있어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영국인 근로자로 이들을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운전 자격을 갖추는 데 최대 9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비용 또한 5000파운드가 들어간다. 또 영국인들은 이러한 일에 종사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로지스틱스UK 관계자는 “영국 노동력은 고령화됐으며, 많은 젊은이는 안전하지 않은 주차 공간과 쉴 수 있는 장소의 부족 등 열악한 근무 조건에 트럭 운전기사가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들은 식량 부족 사태를 ‘전례 없는 일’로 묘사했다. 한 관계자는 현지 일간 더타임스에 “지금껏 봤던 어느 때보다도 나쁜 수준”이라며 “크리스마스에는 운전자 부족으로 선반이 텅 비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은 존슨 총리를 더 큰 정치적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 이미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의 불가피한 결과에 적절히 대비하지 못했으며, 초기 충격을 완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지난 7월 이후 거의 멈춰있다. 부분적으로는 공급망 문제와 노동자 부족 때문이다. 영국 GDP는 팬데믹 이전보다 2.1% 감소했으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그 차이가 내년 2분기까지는 만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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