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 11년 만에 주식 매각 ‘시동’

입력 2021-05-28 05:00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7월6일부터 지분 절반 처분 가능 ‘블록딜’ 등 거론
우리·산업은행 등 8개 금융사, 주식 22.14% 보유
취득가 기준 3318억…“더 가지고 있을 이유 없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11년 만에 주식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오는 7월부터 보유 주식의 절반을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27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등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7월 6일부터 매년 50%씩 보유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은 총 66,368,844주(22.14%), 취득가액 5000원으로 환산하면 3318억여 원이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7월 주식 처분제한 풀려 매각에 무게 = 채권단은 2010년 11월, 주당 5000원에 금호타이어에 빌려준 4000억여 원을 출자 전환했다. 2009년 1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을 신청하고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 결정된 사안이다. 채권단은 10년이 넘도록 20%를 웃도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은행(7.78%)이다. 이어 산업은행(7.43%), KB국민은행(2.29%), 신용보증기금(1.40%) 등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갖고 있다. 채권단이 올해부터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것은 현재 금호타이어의 대주주인 더블스타가 3년 전에 회사를 인수하면서 맺은 주주 간 계약 체결에 따른 것이다.

당시 채권단과 더블스타 측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5년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협의 과정에서 채권단이 주식 처분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양 측은 3년 경과 시점부터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 산업은행의 2020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처분제한기한은 2023년 7월 6일이지만, 실질적으로 올해 7월부터 주식을 팔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채권단 내에서는 지분을 유지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10년이 넘도록 보유한 만큼 이익 실현이 가능한 시점에서 지분을 털어내고 싶다는 속내다. 지분 매각은 대주단 협약에 따라 채권단협의회의 협의를 통해 공동 의사결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지분 매도 방식으로 블록딜(주식 대량 매매), 더블스타의 지분 매입 등을 예상한다.

◇주가 하락 우려, 블록딜 가능성 높아 = 채권단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 중 실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블록딜이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뜻한다. 더블스타가 당초 지분 매각 유예기간을 둔 것도 채권단의 대량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도 매도 과정에서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고, 그 방안이 블록딜인 것이다. 다만 최대주주가 더블스타인 상황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도 없는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통으로 사 자발적으로 2대 주주가 되겠다는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안은 더블스타가 채권단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45%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한 더블스타가 비용을 추가로 들여 채권단의 지분을 살 가능성은 작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 지분에 따라서 경영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니라서 고민되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 지분을 쪼개 파는 방안도 거론된다. 금호타이어의 주가가 채권단의 최초 취득가액인 5000원을 넘을 시 지분을 쪼개 파는 방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블록세일이나 매각하는 경우가 있다. 적은 물량은 아니지만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물량은 아닌 것 같다”며 “주가 상황을 고려해서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대출이었던 부담 가는 차입금을 출자전환한 것이기 때문에 계속 주식을 갖고 있을 이유는 없다”며 “당초에 출자전환한 게 커버(cover)되는 수준이라면 매각을 결정하고 그 상황이 안된다면 이익실현 시점, 즉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 역시 “매각 의사는 있으나 채권단 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방법은 결정될 것”이라며 “다양한 매각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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