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의 진화] ‘해외파 vs 국내파’ 닮은듯 다른 라이벌

입력 2015-12-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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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프렌즈 vs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사업도 대결구도로

‘영원한 라이벌’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들어 캐릭터 사업 부문을 각각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로 독립 법인화하면서 둘 사이의 캐릭터 사업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韓 모바일 메신저의 치명적 매력 이모티콘 = 네이버와 카카오의 캐릭터는 태생이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감정 ‘emotion’과 기호 ‘icon’의 합성어)이다.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 일본 산리오 완구회사의 헬로키티, 국산 캐릭터 1호 둘리 등 대다수 캐릭터가 영상물·제품 등을 통해 유명해지는 것과 달리 캐릭터 자체가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또 해외에선 이모티콘이 캐릭터 사업으로 발전하는 사례는 없어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가 메신저상에서 문자 외에 간편하게 감정을 대변할 수 있는 이용자의 욕구를 잘 포착, 이모티콘을 캐릭터 산업으로까지 발전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가 2010년 3월 카카오톡으로 먼저 시작했지만, 모바일 이모티콘 출시는 네이버가 앞섰다. 네이버는 2011년 6월에 모바일 플랫폼 라인을 선보일 당시 라인프렌즈를 함께 공개했다. 카카오는 이보다 1년 5개월 뒤인 2012년 11월 카카오톡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네이버, 카카오보다 캐릭터 사업 출발 앞서 = 캐릭터 사업 법인 설립도 네이버가 먼저였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캐릭터 사업을 위한 단독 법인 라인프렌즈를 세웠다. 카카오는 두 달 뒤 지난 6월 카카오프렌즈를 독립법인으로 분사시키면서 캐릭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양사 모두 캐릭터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한다. 차이점은 라인프렌즈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캐릭터 사업을 통한 수익화를 최종 목적으로 한다면, 카카오프렌즈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수익화보다는 카카오라는 브랜드에 대한 좋은 경험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라인프렌즈는 브라운·코니·문·샐리·제임스·레너드·에드워드·보스·제시카 등 9개의 동물과 인간으로 구성됐으며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만큼 해외 사용자에게 익숙한 이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라인프렌즈는 전 세계 약 6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라인 메신저 덕에 해외에서 인기가 높다. 성격도 말썽꾼, 해결사, 중재자, 분위기 메이커 등 다양하다.

라인프렌즈는 글로벌 캐틱터답게 현지화 과정도 밟는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에서는 둥글둥글하고 푸근한 인상의 캐릭터 문이 브라질에서는 근육질의 마초형의 캐릭터로 그려진다.

◇‘사연 있는’ 카카오프렌즈 = 카카오프렌즈는 무지·콘·프로도·네오·제이지·어피치·튜브 등 총 7개로 사람은 없고 동물이나 식물(열매)이다. 성격이 급하고 과격한 악동 복숭아 어피치는 10대,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인 무지와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는 20대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양복 차림의 두더지 제이지는 30대 이상 회사원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프렌즈들은 독특한 콤플렉스와 사연이 있어 사용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령 오리 튜브는 작은 발 콤플렉스를 감추려고 오리발을 끼고, 단무지인 무지는 토끼 옷 입기를 고수한다. 복숭아 어피치는 자웅동체다.

라인프렌즈가 해외에 활발히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면 카카오프렌즈는 국내로 한정했다. 라인프렌즈는 2013년 10월 서울 명동 롯데 영플라자에 첫 매장을 열었다. 또 뉴욕·중국·일본·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 등 11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연내 추가로 개설할 4개 매장까지 포함하면 총 43개(해외 18개)를 보유했다.

카카오프렌즈는 작년 4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매장을 시작으로 서울 코엑스·여의도·용산·롯데월드점·대구점·부산점·광주점 등 지난달 기준으로 총 15호점을 열었다. 해외 매장은 없으며 국내 매장 수도 라인프렌즈가 더 많다.

◇콜라보레이션 제품, ‘고급진’ 네이버 vs ‘대중화’ 카카오 = 라인프렌즈가 고급화 계열의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대중적인 제품을 위주로 내놓아 대비된다.

라인프렌즈는 다양한 일상용품 외에도 해외 유수의 기업과 협업 제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독일 정통 필기구 브랜드 라미와 협업해 ‘브라운 콜라보레이션 만년필’을 선보였다. 스웨덴 대표 도자기 회사 구스타프베리, 고급 문구 브랜드 북바인더스디자인과 한정판으로 커피잔과 노트를 각각 2000개 제작했다. 전 세계 캔커피 1위 브랜드인 조지아와 함께 라인의 캐릭터가 적용된 디자인의 조지아 캔커피 6종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프렌즈를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해외 유수 및 다국적 기업과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프렌즈는 식음료·생활용품·문화·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요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카카오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제품에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을 삽입하는 것을 지양하고 협업사와 제품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과의 페리오치약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스윗애플·프리티민트 같은 기존에 없던 맛을 개발하고 캐릭터 이미지와 어울리는 이름을 새로이 개발했다. 카카오프렌즈는 삼립식품과 함께 작년 7월 ‘샤니 카카오프렌즈’ 빵 4종을 출시했는데 일평균 10만개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에잇세컨즈·빈폴·SPC그룹·하나은행 등 여러 대기업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김숙 한국콘텐츠진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포털 사업자가 이모티콘 캐릭터를 수익 창출 사업에 이용하면서 이모티콘 캐릭터의 지평을 넓혔다”며 “초반에 이모티콘 캐릭터 판매로 시작했던 작은 시장이 캐릭터를 입힌 생활용품, 그리고 타 산업 부문과 콜라버레인션의 형태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이모티콘 저작권 사업이 점차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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