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는 홀수로·넥타이는 빨강'…증권가 징크스

입력 2014-12-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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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떤 일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하면 위급이나 침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정반대다.

열정과 생명력을 내포한 빨강이 증시에서는 주가 상승을 뜻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증권사 객장의 종목별 주가 시세판도 상승일 때는 빨간색으로 표시가 된다.

이 때문에 증권업 종사자들에게 빨간색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빨간색이 증시 활황을 기원하는 신앙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년 하례식에는 빨간 넥타이를 맨 임직원들이 유독 많다.

빨간 넥타이에는 한해의 출발선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임직원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달 초 서울 여의도의 대신증권 본사 앞에는 빨간 '황소 산타'가 등장했다.

황소는 주식시장에서 강세장(bull's market)을 의미하기 때문에 여의도에는 대신증권과 한국거래소, 한국금융투자협회에 황소상이 있다.

올해 대신증권은 처음으로 황소상에 산타 복장을 입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산타 랠리'(소비시즌인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과 연초 주가 강세 현상) 기대감을 반영한 황소상"이라며 "행인들이 사진을 많이 찍는 등 여의도 명물이 됐다"고 말했다.

상승장 기원과 관련해 생활 속에 녹아든 징크스도 있다.

증권사의 지점에서 아침 조회가 끝나면 홀수로 손뼉을 치는 곳들이 있다.

주식 상한가의 폭이 전날 종가 대비 15%(홀수)이기 때문에 짝수로 손뼉을 치면 부정을 탄다는 믿음 때문이다.

다만 홀수 징크스는 내년부터는 사라지거나 반대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15%인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내년부터는 ±30%(짝수)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한국거래소와 증권사들의 시스템 변경 등을 고려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가격제한폭을 확대할 예정이다.

계단 오르기는 기꺼이 하지만 내려가는 것에는 인색한 직원들도 있다. 계단을 내려가는 것처럼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홀수 해에는 주가가 오르고 짝수 해에는 주가가 내린다는 속설도 증권가에 퍼져 있다.

다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연말 코스피 종가를 비교하면 항상 적중하지는 않았다.

특히 짝수 해(2006년, 2010년, 2012년)에 전년보다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았다.

짝수 해인 올해는 속설에 맞는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코스피 종가는 1,948.16으로 올해는 작년 종가(2,011.34) 대비 하락으로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징크스까지 생기면서 주가 상승을 고대하지만 시장은 몇 년째 우울하기만 하다.

따라서 내년 증시에서 첫달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는 중소형주의 연초 효과가 대형주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분석이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코스닥은 1월과 2월 각각 평균 2.6%, 2.1% 올라 같은 기간 0.2%, -1.0%의 수익률을 올린 코스피보다 2.4%포인트, 3.2%포인트 초과 상승했다"며 "코스닥의 연초 효과는 뚜렷한 편"이라고 말했다.

연초 효과는 실적의 주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고 정책 기대감이 커지는 점, 다른 변수보다 수급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시기라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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