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강원도청)이 경기 도중 동료 박지원(서울시청)을 고의 반칙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의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박지원 선수에게 따로 사과의 뜻을 전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못했다.
황대헌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자신을 둘러싼 '팀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박지원은 1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황대헌의 반칙으로 박지원이 메달 획득에 실패한 건 불과 반년 만에 3번째 벌어진 일이다. 전날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두 사람 간 충돌이 있었고, 지난해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도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하기도 했다.
입국 인터뷰에서 황대헌은 충돌 상황에 대해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하다 보면 충분히 그런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라며 "그렇지만 그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또 (박)지원이 형이어서 마음이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답했다. 이후 황대헌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네 그렇습니다"라고 마무리를 지었다.
박지원 선수와 잦은 충돌에 고의성이 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는 물음에 황대헌은 "절대 고의로 그런 것 아니니까 너무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경기 후 박지원 선수에게 따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냐고 묻자 황대헌은 대답 대신 옆에 선 빙상연맹 관계자를 바라봤다. 이에 관계자가 "이건 좀 답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황대헌 또한 "그냥 재정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답변을 할 뿐이었다.
취재진은 박지원 선수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인지, 해당 질문에 '노코멘트' 하겠다는 것인지 확실한 대답을 요구했다. 그러자 황대헌은 "경쟁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끼다가 취재진이 사과하지 않았냐고 재차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날 박지원은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목 보호대와 왼팔은 깁스를 착용했다. 박지원은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있다.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라면서 충돌 상황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게 없다. 선발전을 생각하면서 잘 회복하고 준비하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