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입력 2022-03-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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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부동산부장 대행

중국 사마천이 쓴 책 '사기'의 '이장군 열전'에 따르면 이광 장군은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궁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그가 활을 쏘았다 하면 활시위 소리와 함께 적들이 쓰러졌다.

어느 날 그가 사냥하는데 바로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활을 맞췄다. 그런데 호랑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가까이 가 보니 호랑이 모양의 바위에 화살이 박혀 있었다. 이에 놀라 다시 한번 바위를 향해 화살을 쐈더니 이번에는 꽂히기는커녕 바위를 맞고 튕겨 나왔다. 결국 "간절하면 못 할 게 없다"는 이 이야기에서 '사석위호'(射石爲虎)라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나왔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단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그 어느 때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4일과 5일 치러진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에서 36.9%라는 투표율을 기록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던지는 국민의 한표 한표의 무게를 대선 후보들은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무분별한 공약을 보면 그저 한표를 받기 위해 던지는 말뿐인 약속이 아닌가 싶다. 주요 후보들의 부동산 정책 공약만 보더라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인지 의문이 가는 공약이 한둘이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국에 311만 가구, 서울에 107만 가구를 빠르게 공급하겠다"라며 "수요자들이 원하는 좋은 위치에 직주근접, 주차공간도 짱짱한 확실히 좋은 아파트를 꾸준히 확실히 지속해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공공개발 원칙, 개발이익 환수를 확실히 하고 분양원가를 공개하면 3.3㎡당 아무리 비싸도 1500만~2000만 원에 분양받을 수 있다며 반값 아파트로 공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주택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도 공약으로 내놓았다. 1기 신도시 도시정비 활성화를 위해 특별법을 만들고 4종 주거지역(용적률 500%)을 신설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전국에 250만 가구 공급과 함께 수도권에 13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을 만들고 용적률 상한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을 주장한 반면, 윤 후보는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을 강조한 점이 그나마 차이점이다. 문제는 두 후보 모두 이처럼 수백만 가구 공급 공약을 내세웠지만, 이 공약이 지켜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선 후보들은 이런 주택 공급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재원을 어디서 끌어와서 어디에 어떤 주택을 공급할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도 자칫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제는 많은 국민도 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정치인을 한표 한표로 뽑으면서 그들의 말뿐인 공약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주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 단순히 '표플리즘' 공약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내 집 마련'을 위해 한 줄기 희망을 품고 그들을 지지하고 있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던지 이런 국민의 절실함을 알았으면 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간절함을 갖는 이들에게 부디 공약을 지켜서 당당한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당선되기 위해 공약만 내놓고 단순히 '해봐서 안 되면 말고' 식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사석위호'의 정신을 보여준다면 국민도 차기 대통령을 통해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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