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월 수출 선방했지만 4월부터 추락 불가피

입력 2020-04-01 17:26 수정 2020-04-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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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3월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0.2% 줄어든 469억1000만 달러로 잠정집계됐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하루 평균 수출은 6.4%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 후퇴와 공급망 붕괴로 큰 폭의 수출 하락이 우려됐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한 실적으로 볼 수 있다.

20대 주력산업 가운데 11개 산업의 수출이 뒷걸음질했다. 가장 비중이 큰 반도체가 단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2.7% 감소했고,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각각 9.0%, 5.9% 줄었다. 일반기계(-3.8%), 철강(-6.5%), 선박(-31.4%), 디스플레이(-12.8%), 섬유(-8.8%)의 감소폭도 컸다. 반면 자동차(3.0%), 무선통신기기(13.3%), 컴퓨터(82.3%), 바이오헬스(23.7%) 등이 늘었다. 3월 수출단가가 11.7% 급락했는데 물량은 13.1% 증가했다. 산업부는 우리 수출산업의 펀더멘털이 아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4월 이후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 게 분명하다는 점이다. 3월 수출은 그나마 미국(17.3%), 유럽연합(10.0%), 일본(13.9%), 중동(7.9%) 등의 증가세가 떠받쳤다. 중국(-5.8%), 인도(-9.4%), 아세안(-1.9%), 중남미(-25.8%) 등은 여전히 큰 폭 감소를 면치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3월 11일이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감염병이 확산하는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몇몇 나라는 확진자와 사망자에서 발원지인 중국을 앞섰다.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각국의 국경폐쇄, 시민 이동제한, 공장 가동중단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과 개인의 경제활동 또한 마비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사태가 얼마나 더 번질지, 언제 진정될 수 있을지 아직 짐작조차 어렵다.

세계화에 기반한 글로벌 경제가 얼어붙고 수요는 감소한다. 3월 수출단가가 크게 내린 것이 말해 준다. 코로나 쇼크는 이제 시작이고,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4월 수출실적부터 급격한 추락과 부진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코로나 사태의 악영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정부도 이 점을 무엇보다 우려하고 있다. 수출기업 지원을 위한 무역금융 확대, 중소·중견기업 유동성 지원, 신흥시장 수출 마케팅과 함께 입국제한 등 애로사항 해결에 집중키로 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다. 글로벌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마당이고 보면 뾰족한 대응 방안도 없다. 수출기업들이 당장의 경영난 등으로 무너져 시장을 상실하고, 앞으로 여건이 나아질 때 회복의 기회마저 잃는 일은 막아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수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창의적 방안을 빨리 마련하고 즉각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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