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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상공인·벤처인의 정치세력화...기대보다 우려

입력 2020-01-28 19:00

최영희 IT중소기업부장

본격적인 선거 시즌이 도래했다. 이런 가운데 소상공인·벤처업계에도 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불을 지핀 곳은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당은 지난해 11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 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했다. 경기도당, 서울시당을 비롯해 광주광역시당, 충남도당, 부산시당, 전북도당을 창당해 총 6개의 시도당을 만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정당 설립을 위한 최소 요건인 ‘5개 이상의 시도당’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소상공인당은 다음 달 8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소상공인들의 정치 참여 명분은 충분하다. 소상공인은 그동안 대형마트의 무차별적 확장, 카드 수수료의 차별적 적용, 임대료 인상 등에 의해 피해를 봤고 이에 저항해 왔다.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서도 소외되어 왔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이 소상공인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고정비 성격인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켜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

소상공인에 이어 규제개혁으로 좋은 나라 만드는 당(가칭·약칭: 규제개혁당)도 22일 창당선언문을 발표하고 규제시스템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규제개혁당은 테크(Tech)·벤처 기업인들이 중심이다.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등과 규제개혁의 전문가 구태언 변호사와 전문분야별 그룹들이 합류를 했다. 규제개혁당은 창당선언문에서 △포지티브(Positive) 규제의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의 전환 △혁신가들이 꿈꾸고 실현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젊은 세대의 도전을 위한 실험과 도전의 기회 제공 등 비전을 담았다.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은 “규제개혁당은 한국의 성장을 막고 있는 규제를 혁파해 활력을 불어넣는 대한민국의 호두까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규제개혁당은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해 기업생태계를 저해하는 규제들을 직접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생존권을 찾겠다는 소상공인들과 규제개혁을 실천하겠다는 벤처 기업인들의 기본적인 취지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과연 정치를 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먼저 벤처기업인을 보자. 벤처기업인 출신 정치인들이 그동안 없었던가? 그렇지 않다. 최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돌아왔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보여준 정치는 실망에 가깝다. 기업 규제개혁을 부르짖었으나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규제개혁당이 내놓은 비전 역시 현 정부나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던 내용들이다. 정말로 혁신적인 것을 찾기 힘들다. 특히 규제를 철폐한 이후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선 그 어떤 정당보다 더 강력한 보상과 책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치는 조직력이 필수다. 그런데 규제개혁당의 조직력엔 물음표를 붙일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당은 어떨까. 632만 명(2018년 기준)에 이르는 숫자로만 보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나름대로 전국 조직을 갖추고 있어 규제개혁당에 비해선 다소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지역마다 현안이 다르고,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다. 게다가 제로페이의 사례에서 보듯 하나로 똘똘 뭉치는 힘 또한 약한 것이 현실이다.

언제나 그랬지만 최근 정치에 대한 혐오는 어느 때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진 지 오래다.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제대로된 정치를 위해선 어느 한쪽(소상공인·벤처인)의 이익만을 대변해선 안 된다. 자신들의 이해를 희생할 줄 아는 정치가 필요하다.

진영논리가 판치는 정치가 아닌,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정치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서로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는 소상공인당, 규제개혁당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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