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광화문광장 쏟아진 우려…“소음 스트레스로 죽을 맛, 시위자들만 좋아질 것”

입력 2019-11-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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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1ㆍ3일 현장소통 후 끝장토론 참석…주민들 "집시법 개정이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서울시가 종로구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내고 슬럼화를 가속하기보다 정주권과 상권 보호,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반으로 한 광화문광장 계획안을 수립했으면 좋겠다."

3일 열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지역주민 현장토론회'에서는 집회·시위 확대로 인한 교통·소음 문제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우선 주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는 1일에 이어 이날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거리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오전부터 청운효자동, 평창동, 부암동 등 광화문 인근 지역을 방문한 박 시장은 오후 3시 30분부터 약 3시간 30분간 진행된 현장토론회에서 주민 250여 명과 소통을 이어갔다. 토론회에는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시·종로구 관계자, 주민 등이 참석했다.

대다수 주민은 집회·시위로 인한 주거 불편을 호소했다. 광화문광장 조성 이전에 교통·소음 문제 대책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으로 광장이 커지면 집회·시위 규모도 늘어나 주거 환경이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삼청동에 40년간 거주 중인 광화문광장교통대책위원회 삼청동 대표 김모 씨는 "삼청동 주민은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결사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며 "광장이 조성된 이후 집회·시위, 문화행사로 길이 통제되고 그나마 하나뿐인 마을버스도 못 다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경복궁 옆에는 관광버스, 경찰버스 매연으로 숨을 쉴 수가 없다"며 "주민이 숨을 편히 쉬면서 살 수 있는 동네가 되도록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사직동 주민 김모 씨는 "현재 중앙차로를 넓힌 것만 해도 많은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있는데 집회 참가자들만 좋아졌다"며 "집회를 막을 수 없다면 늘어나는 광장 공간은 집회 공간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집시법 개정 없이는) 광화문광장을 늘리는 게 서울시가 목적하는 바와 달라질 것이고 이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청운효자동 통장연합회장 정모 씨도 "지금도 톨게이트 노조, 한기총 등 청와대 앞길에서 시위가 많은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으로 더 많아질까 걱정"이라며 "오후 6시 이후에 시위하면 안된다는 식으로 집시법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평창동에 사는 한 주민은 "시내 나가려면 대중교통을 타고 경복궁역, 광화문역으로 나가야 하는데 주말에는 집회로 대중교통이 우회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근본 원인은 집회"라며 "소음, 교통 문제도 다 집회에서 비롯된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집회를 해결하려면 집시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어렵다"며 "광화문광장을 조성할 경우 사람들이 감히 집회를 할 수 없는 분위기로,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로 디자인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평창동의 다른 주민은 "집회 자유보다 해당 지역에 먼저 살고 있던 사람들 생존권을 먼저 보장해야 민주공화국 아니냐"고 토로했다.

효자동 한 주민 역시 "집회의 자유를 무시할 순 없지만 가급적 못 하도록, 불편하게 하도록 광장을 조성하면 어떨까 싶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암 걸린다던데 효자동 주민들은 소음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65데시빌로 5~6분 시위하다가 65데시빌 이하로 낮추면 단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집시법 시행령 14조 정도는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민들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필요성과 사직2구역 재개발도 요구했다.

토론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박 시장은 "집회 시위가 결국 소음, 교통, 불편, 고통 등을 낳고 있는데 제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좌우, 보수·진보 대립의 정치적 문제여서 조금 더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근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소음 역학조사를 하고 종합적인 연구와 용역을 거쳐 대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광화문광장은 우리 모두의 것이며 후손들의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제 의사대로 추진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반대로 더 많은 것을 얻게 됐고, 향후 광화문광장을 조성하게 된다면 종로구민이 겪었던 문제를 반영해 더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는 광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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