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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터널 시야'와 부동산 정책

입력 2019-10-23 06:15

수도권에 살고 있는 30대 지인은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하려했지만 너무 오른 집값에 “박근혜 때 집 산 사람만 대박을 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에 집 한 채 사 입성하기가 이렇게 하늘에 별따기가 될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대책은 16번이나 쏟아졌지만 지난 한 해 집값은 무려 14%넘게 치솟았다. 노무현 정부(2006년 24% 상승)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이미 9억원에 육박한다.

현 정부의 아파트값 급등은 집을 투기와 단속의 대상으로만 보는 ‘터널 시야’에 기인하는 듯 하다. 터널 시야는 특정한 것만을 바라보느라 나머지를 보지 못해 주변의 것들을 놓치는 현상을 말한다. 일관성 있는 정책에는 한 표를 줄만하지만 규제에 매몰돼 주변의 현상과 목소리는 담지 못하고 있다.

집값 안정은 정부의 의무다. 하지만 집값을 잡는다며 시장 누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시장은 누른다고 눌려지지 않는다. 시장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통해 학습효과를 얻었는데, 정부는 그 때와 마찬가지로 채찍만 가한다. 당근을 먹기 위해 영리한 누군가는 틈새를 비집고 튀어나온다. ‘부동산은 심리전’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특히 정부는 자신들이 누르고 있는 부동산시장 안에 투기꾼만 있는 게 아니라 실수요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 같다.

“우리 몫으로 된 아파트는 그 자리에서 당장 넘겨도 오십만원이 남는다는 거였다.…그 오십만원은 얼마나 맛있을까. 얼마나 고소하고도 산뜻할까.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가게 그 오십만원이 탐이 났다.” 70년 아파트 주거문화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소설의 한 부분이다. 지금 청약·주택시장은 현금을 잔뜩 가진 4050대 중년과 젊은 금수저가 저 고소하고 산뜻한 맛을 보는 판이 돼버렸다.

30대는 기존 주택시장이든 청약시장이든 너무 높아진 문턱에 좌절감을 호소한다. 지난달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이동한 30대는 모두 7667명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거주지를 옮긴 전체 인구의 26%다. 장관이든 대통령이든 이제 터널에서 빠져나와 내 집 마련 불안감에 침 한번 삼키기 어려운 30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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