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이 미래다] “서비스 가치 저평가 심각… 단가·R&D 투자도 낙후”

입력 2019-10-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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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남창우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총장

▲최중경(왼쪽)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과 남창우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총장.
▲최중경(왼쪽)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과 남창우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총장.

전문가들 “금융지원 늘려 R&D 투자 유인하고 실업사태 키우는 고용형태 규제 풀어야” 목소리 높여

국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최근 10년간 정체 상태에 있다. 2008년(61.2%) 이후 60% 전후를 맴돈다. 선진국의 68~79%대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이같은 현실에서 이투데이는 최근 최중경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 회장, 남창우 한국HR(인적자원)서비스산업협회 사무총장과 창간 인터뷰를 통해 국내 서비스산업 발전 방향을 모색해봤다.

◇한국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최 = “첫번째 문제는 인식 수준이다. ‘서비스는 공짜, 말로 하는데 왜 돈을 받나’란 잘못된 인식이 문제다. 즉 서비스의 가치, 대가성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인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 서비스업 R&D 투자 비중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거의 꼴찌나 다름 없다. 금융, 세제 지원을 강화해 투자 유인을 제고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서비스업 연구개발과 관련한 제도 장비가 시급하다.”

남 = “최저임금은 오른 반면 서비스 단가 자체는 정체돼 있다. 도급 업체 등을 망라한 HR서비스의 경우에도 근 20년 간 지속적으로 이익률이 떨어져왔다. 계속해서 낮은 단가를 형성해 적정한 댓가를 주지 않다 보니 이 비용은 근로자에게 이전된다. 저임금에 시달리고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해 투자 또한 미약하고 낙후된 수준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 동남아까지 진출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렇다할 해외 진출 사례도 적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중국과 일본의 이익률은 10%인데 우리의 경우 1~2% 정도로 굉장히 취약하다. 방법론적으로는 현 정부 들어 공공 부문 일자리 80%를 정규직화하는 등의 고용 형태 자체를 규제하는 방향이 잘못됐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 신규 고용 여력이 떨어지고, 풍선효과로 인해 더 많은 실업사태를 낳기 때문이다.”

◇ 무인 서비스가 늘면서 새 일자리 육성 등 대응도 시급하다고 여겨지는데.

최 = “한국서비스산업총연합회는 무인화 서비스가 가져올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무인 서비스가 일자리를 줄이는 문제에 관해 어느 선까지 무인화 서비스를 허용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

남 = “임금은 계속 오르고 고용 형태도 정규직으로 규제해 기업의 선택지는 자동화밖에 없다. 고학력, 4차산업혁명 기술자가 아닌 중간 이하의 숙련 기술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대비가 없다. 노동계 스스로도 ‘자동화 하지 말라’고만 주창할 뿐이다. 고정비를 절감해 효율화해야 하는 기업 입장과 이해가 상충된다. 결국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잉여 근로자들만 늘어나게 된다. HR서비스산업도 대응 중이다. 인력을 적재적소에 매칭하는 모바일 시스템을 거의 구축했다. 협회 역시 높은 한국의 ICT 인프라 안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등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몇년째 국회 계류 중이다. 이러한 정체 국면을 진단한다면?

최 =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정치인들의 인식 수준이 문제다. 특히 의료 서비스 분야의 경우, 의료 복지와 의료산업은 별개인데 둘을 한묶음으로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각기 다른 차원을 하나로 묶다 보니 이념 대립 문제로 비화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념 문제로 인식하는 여당도 문제지만, 설득 못하는 보수 진영에도 문제가 있다.”

남 = “공공부문 서비스를 민영화했을때 의료 쪽에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국민으로선 비용 부담이 가중돼 나중에 우려가 커진다. 여야나 사회 각계 간 제대로된 논의가 이뤄진 적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선진국병’이라는 고용 없는 성장이 닥친 가운데 제조업만으론 먹고 살 수 없게 됐다. 고령화가 지속되고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서비스발전기본법에 대한 논의를 다시 끌어내야 한다.”

◇ 국내 서비스산업의 미래를 전망해달라.

남 = “서비스 산업 전반에 인력 고용을 늘리고 적절히 배치해야 하는데, 지금 형태로는 소수 정규직만 늘뿐 이에 끼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고 만다. 기업이 정규직 고용을 꺼리니 고용과 소비가 위축된다. 이제라도 고용형태 규제를 철회하고, 유럽과 미국 사례를 참고해 사회적 노동대타협(네덜란드 바세나르 협약, 독일 하르츠 개혁 등)을 이뤄야 한다. 세계고용연맹(WEC)에 따르면, 고용형태 규제 국가는 한국뿐이다. HR서비스 산업에서도 고용안정성, 유연성을 확보할 수있도록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과 보조를 맞춰 파견법 또한 개정해야 한다.

최 = “우리나라는 자원도 없고, 사람밖에 없다. 앞으로 더욱 도약하려면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 이 중 가장 유망한 산업은 의료산업이라고 본다.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그랜드플랜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손 놓고 있으니 동남아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거다. 서비스업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고도 사회로 이끈다. 의료인, 변호사, 회계사, 엔지니어링 등의 업종을 더욱 발전시켜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정리=이꽃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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