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국 혼란에 유럽 금융시장도 요동…이탈리아 대통령, 전 IMF 관료 임시 총리로 지명

입력 2018-05-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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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증시 FTSE MIB지수 2% 급락·국채도 매도세…재선거서 포퓰리즘 정당 득세 불안 고조

이탈리아의 정국 혼란에 유럽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정부 출범이 늦어지는 가운데 연립정권과 대통령의 갈등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전날 주세페 콘테 연정 총리 지명자의 정부 구성안을 거부한 데 이어 이날 새로 총선을 치르기로 하고 과도 내각을 이끌 임시 총리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를 지명했다.

코타렐리 지명자는 “이탈리아 경제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공공 재정은 통제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과의 대화가 필수적이며 보다 건설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마테렐라 대통령은 콘테 지명자의 정부 구성안 중 파올로 사보나 경제장관 후보를 거부했다. 사보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주장해온 경제학자다. 콘테 지명자는 정부 구성권을 반납하고 총리 후보에서 사퇴했다.

마테렐라 대통령은 하루 만에 새 총리를 지명하며 정국 수습에 나섰다. 코타렐리 지명자는 “새 내각이 8월 이후까지 중립적인 관리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는 새 내각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새 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이탈리아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9월 9일 총선 실시 가능성을 보도했다.

그러나 오성운동과 동맹의 반발이 심해 코타렐리 내각이 의회의 신임투표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루이지 디 마이오 오성운동 대표는 “지난 밤은 이탈리아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이었다면서 다음 달 2일 대규모 시위를 촉구했다.

이날 이탈리아 증시는 2% 급락했으며 국채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밀라노증시 FTSE MIB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8% 내린 2만1932.69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국채 2년물의 일일 변동폭은 50bp(1bp=0.01%)로 2012년 유로존 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4bp 오른 2.697%까지 치솟았다가 2.66%에 마감했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의 정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재선에서 포퓰리즘 정당이 더욱 확고하게 자리를 굳힐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3월 총선에서 이탈리아의 주요 정당은 과반수를 얻지 못했으며 유로존 3위 경제 대국의 무정부 상태는 85일째 이어지고 있다. 포퓰리즘 정당이 유로존 탈퇴를 주장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위기감을 키웠다.

킷 저커스 소시에테제네랄 통화전략가는 “선거 과정의 많은 것이 원점으로 돌아왔다”면서 “새로운 총선은 사실상 유로존 잔류에 대한 국민투표 성격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볼판고 피콜리 테니오인텔리전스 공동설립자는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이미 다음 투표가 유로존과 금융 시장으로 인한 ‘노예제도’에서 이탈리아를 자유롭게 하는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는 오랫동안 유럽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한 요소다.

두 포퓰리즘 정당은 유로존 탈퇴와 2500억 유로(약 312조1850억 원)에 달하는 부채 탕감 등 초기의 극단적인 요구는 철회했으나 EU의 재정 한도 규정을 초과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기본소득 지원과 연금 수령연령 하향 조정, 소득 수준에 따른 단일 세율 채택 등을 시행하면 연간 약 1000유로의 재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탈리아의 연간 재정 적자는 EU가 정한 상한선 3%를 초과하는 5.8%에 이를 전망이다. 무디스는 25일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퓰리즘 정책이 재정상태를 악화하고 경제 개혁 노력을 지연시킬 위험이 있어서다.

유럽 지도자들도 이탈리아의 유로존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마테렐라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하며 “마테렐라 대통령의 용기와 위대한 책임감이 제도적, 민주주의적 안정을 지키는 필수적인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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