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HP에 프린터 사업부 1조1500억원에 매각

입력 2016-09-1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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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HP에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매각한다. 프린터 사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만큼 과감히 정리하고, 1위 사업에 집중하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철학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12일 프린팅솔루션 사업부의 자산, 부채, 기타 관련 권리·의무 등을 포함해 사업부문 일체를 HPI(HP에서 PC와 프린터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에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기본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금액은 1조1544억7500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1일자로 프린팅 사업부를 100% 자회사로 분할한 뒤, 지분과 해외자산 등 사업부문 일체를 HPI에 양도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터 사업 매각 후에도 삼성전자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 대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조건은 협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프린터 사업은 1984년 HP와 합작해 자본금 81억원 규모로 ‘삼성휴렛패커드’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자사가 보유한 삼성휴렛팩커드 지분(45%)를 모두 HP에 넘겼지만, 2000년대 이후에도 레이저 프린터를 중심으로 자체 사업을 강화해왔다. 이번 매각도 과거의 협력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는 국내 수원사업장과 중국 생산거점, 해외 50여개의 판매거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력은 국내외를 합쳐 6000여명 규모다. 올해 초 음성인식·프린팅서비스 전문기업인 미국의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즈와 협업해 B2B 프린팅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놨으며, 지난해에는 프린팅솔루션 업체인 심프레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TV와 가전 등을 담당하는 CE(생활가전)부문 산하에 있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가 CE부문에서 차지하는 매출은 10% 수준에 머문다. 또한 기업간거래(B2B) 성격이 강해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 내부적으로는 향후 사업전략과 관련된 고민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주문에 따라 저성장 시대에 대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SDS는 최근 물류 사업 부문 분사를 검토하며 체질개선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했다. 지난 2014년 11월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4곳을 한화에 매각하기도 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핀테크,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욱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측은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HPI는 세계 1위 프린터 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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