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 원전, 아베와 손정의의 비전 - 배준호 국제경제부 기자

입력 2013-06-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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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원전 재가동을 추진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년 만이다.

도쿄에서는 지난 2일(현지시간) 수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정부의 원전 재가동 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도 시위에 참가하는 등 정부에 고분고분하기로 유명한 일본 국민도 원전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제살리기’를 이유로 원전 수출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자국 내 원전 재가동도 추진하고 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보다 싼 값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가 원자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폭탄을 맞고 체르노빌보다 심각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했던 일본이 여전히 원전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집착은 재계의 움직임과도 엇갈린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탈원전을 외치며 재계를 이끌고 있다.

손 회장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신재생에너지의 전도사로 변신하고 태양광과 풍력발전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아직도 후쿠시마 지역은 방사능으로 오염됐고 원전 사고의 원인인 지진의 발생 위험은 여전히 크다.

일본 정부는 최근 열도 남쪽의 난카이 해구에서 동일본 대지진처럼 규모 9.0 이상의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각 가정이 최소 일주일치의 비상식량을 비축하라고 지시했다.

원전 사고가 재발할 우려도 여전한 셈이다.

아베는 원전 재가동을 일본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화살인 성장전략에 포함할 계획이다. 아베의 마지막 화살이 일본 몰락의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아베 내각과 손정의의 비전 중 어떤 것이 일본의 미래에 유리할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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