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가 갈라놓은 희비… 재건축 ‘울상’, 신축 ‘방긋’

입력 2019-08-2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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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매수 ‘뚝’… 새 아파트값은 ‘훨훨’

“래미안 대치 팰리스(2015년 입주)는 일주일마다 5000만 원씩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뛰고 있어요. 얼마 전에도 전용면적 94㎡ 5층짜리가 29억3000만 원(신고가)에 팔렸습니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나 미성아파트와 같은 재건축 단지는 매수 문의가 뚝 끊겼어요. 매수세가 붙지 않으면 가격은 내릴 수밖에 없겠죠.” (서울 강남구 래미안 대치 팰리스 인근 S공인 대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서울지역 신축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 움직임이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신축 아파트는 호가가 뛰고 있는 반면 분양가 상한제 타깃이 된 재건축 단지는 거래가 끊기면서 가격도 약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올랐다. 전주(0.04%)보다 상승률이 0.02% 포인트 내려갔다.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0.02%)이 전주(0.09%) 대비 0.07% 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불가피해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상승세가 한풀 꺾인 반면 인근 새 아파트는 반사이익을 노린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입주 5년 차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하이스턴’ 전용 110.39㎡(11층)는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인 이달 14일 22억 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10월 거래된 전고점 수준을 회복했다. 현재 이 아파트는 최고 23억20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상한제 시행으로 재건축 사업이 막히면 새 아파트 공급이 끊겨 서울 아파트값이 더 뛸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미 입주한 신축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 마포리버웰’(2014년 입주) 전용 84.97㎡(17층)는 이달 10일 15억70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찍었다. 호가는 16억2000만 원까지 오른 상태다.

입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입주권이나 분양권도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전용 84.86㎡ 입주권(7층)이 지난 14일 역대 가장 비싼 17억6477만 원에 매매됐다. 종전 최고가는 두 달여 전 기록한 17억1572만 원(17층)이었다. 인근 G공인 대표는 “상한제 발표 이후 입주권이나 분양권 호가가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분양가 상한제 발표로 재건축에 투자할지 고민하던 매수자들이 새 아파트 매입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가격 상승 동력을 잃은 상태다.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이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는 상한제 발표 이후 조합원 입주권 시세가 5000만 원가량 떨어졌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이 단지가 상한제 적용를 받으면 일반분양에 따른 예상 수익이 1조원 안팎 줄면서 조합원 분담금도 추가로 1억원 넘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다 보니 매기가 끊기고 가격도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1단지 1·2·4주구는 분양가 상한제 에다 최근 법원의 관리처분계획 무효 판결이라는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싸늘한 분위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 상승의 ‘선발대’ 역할을 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떨어지면 결국 일반 아파트값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강남 재건축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새 아파트가 강세를 이어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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