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인구절벽’ 바로미터 된 한국

입력 2019-07-31 19:00 수정 2019-08-0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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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부 차장

한국이 세계 경제의 근심거리가 됐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3개 품목 수출규제가 촉발한 한일 무역전쟁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한국 경제에 도사리고 있다. 바로 인구절벽이다.

각종 통계는 한국의 인구절벽 상황이 세계에서도 최악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출생아 수는 2만53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해 38개월째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은 1960년만 하더라도 합계출산율이 6명을 넘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반대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세계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의 인구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려면 이 수치가 2.1명은 돼야 하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그렇게 고령화와 인구절벽이 심각하다고 아우성치는 일본도 1.4명으로 한국보다 높다.

앞으로 남은 반세기 동안 지금의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 5100만 한국 인구는 3분의 1 감소하게 된다.

이런 절박한 상황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과 다른 선진국은 물론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도 인구감소 우려에 직면했다.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했지만 지난해 신생아 수는 1523만 명으로 전년보다 200만 명 줄면서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구절벽이 그 어떤 국가보다 심각하다 보니 한국은 이런 이슈에 고민하는 다른 국가들의 ‘바로미터’가 됐다. 세계 각국의 인구학적 상황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 정부가 펼치는 대책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또 대책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 대안은 무엇인지 면밀히 분석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 ‘외환위기를 극복한 나라’ 등으로 칭송받았는데 이제 반면교사가 된 것이다. 미국 스토니브룩대학의 노아 스미스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절망적인 인구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예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 재계, 교육계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가 인구절벽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 왔다. 이 문제는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국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사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우리 정부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출산율을 높이고자 부모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젊은이들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치는 등 온갖 정책에 무려 135조 원을 투입했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음에도 상황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면 좀 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초 한국 인구위기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 높은 청년 실업률, 워킹맘의 고충 등 다양한 원인을 꼽고 있지만 한국이 악명 높은 경쟁 사회라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말 질식할 것 같은 경쟁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 인구절벽에서 탈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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