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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기아차 노조 또 파업 시동, 해도 너무 한다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또다시 파업에 나설 움직임이다. 현대차 노조는 29일과 30일 파업찬반투표를 진행했고, 기아차 노조는 30일 투표에 들어갔다. 양사 노조는 다음 달 휴가가 끝난 뒤 공장이 정상가동되는 8월 12일부터 투쟁수위와 파업시기를 결정키로 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2012년 이후 8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금속노조 공통요구안인 기본급 월 12만3526원(5.8%) 인상과 당기순이익 30%(기아차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60세 정년의 64세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는 최저임금 미달 협력사에 대한 발주 중단 등 회사 경영에까지 직접 개입하는 요구안을 내놨다. 기아차는 품질성과 달성 격려금을 따로 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모두 회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조건이다.

현대차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9400만 원 수준이고, 기아차는 9600만 원으로 더 높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의 평균 연봉는 9104만 원, 닛산 8721만 원, 독일 폭스바겐 8040만 원, 아우디 8315만 원으로 조사돼 있다. 해외 업체들은 불황 때 대규모 감원 등 구조조정을 상시화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자동차 업계 노조는 기득권만 챙기기 위해 돈을 더 내놓으라며 막무가내 파업을 위협하고 있다.

파업은 차량 생산과 수출 차질, 매출 손실로 이어진다. 경영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줄곧 판매 부진과 수익 저하에 시달리다, 지난 2분기에 ‘깜짝 실적’을 올렸다. 원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회복했고,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하지만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노조의 횡포는 도를 넘고 있다. 작년 말 현대차가 선보인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펠리세이드’는 국내외 시장의 인기를 모으면서 대량 주문이 밀렸다. 그러나 노조가 증산을 반대해 생산과 공급이 늦어졌고, 결국 국내에서만 2만 대의 예약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대차에 대한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기아차가 내놓은 K7 프리미어, 셀토스 등 신차 효과도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파업은 수출에도 직격탄이다. 6월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 합산점유율 9.5%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가 엔화 강세로 가격이 비싸지면서, 한국 자동차가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 브랜드의 대안으로 부각된 것이다. 그러나 파업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결국 수요는 다시 일본 차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 자동차산업 위기에 눈감고, 당장 배만 더 불리려는 노조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만 웃을 것이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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