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차사' 유료방송 M&A 심사, 치고받는 통신사 '내로남불'

입력 2019-07-30 15:18 수정 2019-07-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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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VS LGU+ 상대방 M&A 경쟁성 훼손 비난, KT는 양쪽에 '태클'

▲사진은 왼쪽부터 배한철 KT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
▲사진은 왼쪽부터 배한철 KT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

통신방송 사업자의 인수·합병(M&A)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심사를 맡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수장의 거취가 불확실해 어수선한 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M&A 당사자인 통신사들이 "우리는 되고 경쟁사는 안된다"는 '내로남불'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SKT VS LGU+ "상대방 M&A 문제있다"며 신경전=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학계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시장 환경 변화와 M&A 주요 쟁점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CJ헬로 대결 구도로 흘러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상대방의 M&A가 문제가 있다면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통신시장의 경쟁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CJ헬로 알뜰폰의 이통사(LG유플러스) 계열 편입은 알뜰폰 정책을 무력화하고 통신시장 경쟁제한 및 왜곡 등의 우려가 크다"며 "알뜰폰 육성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과거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CJ헬로 M&A 추진 시 반대했던 내용을 언급하면서 LG유플러스를 압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6년 SKT-CJ헬로 인수합병 진행 시 권영수 전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대기업 브랜드파워와 알뜰폰의 저렴한 가격을 이용해 통신 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독행기업인 CJ헬로비전을 영구히 제거한다는 점에서 경쟁제한성이 심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SK텔레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오히려 SK텔레콤의 티브로드 M&A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는 "이동통신시장의 1.2%에 불과한 CJ헬로 알뜰폰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인수하는 것에 경쟁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경쟁 논리에 부합하지 않는 비상식적 주장"이라며 "알뜰폰 도입 초기 동통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도매제공에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등 이동통신·알뜰폰 시장에서 요금경쟁에 가장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고 주장했다.

강 상무는 이어 "SK텔레콤이 알뜰폰 정책을 언급하며 이슈를 제기하는 것은 법 상식에 맞지 않다"며 "티브로드를 흡수·합병시 추정되는 시장지배력 전이 및 방송의 공적 책임 훼손 이슈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J헬로도 참고자료를 내고 헬로모바일의 LG인수를 지지했다. CJ헬로는 “인수불허나 분리매각이 되면 CJ헬로 혼자 독자생존하기 어려워진다”며 “2013년 약 24%에 달하던 (가입자)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는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K텔레콤이 티브로드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시장 점유율 1.2%에 불과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부문을 이슈화시켜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M&A에 대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합산규제 이슈로 M&A길이 막힌 KT 입장에선 경쟁사의 M&A가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배한철 KT 상무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허가시, 이동통신시장의 공정경쟁과 경쟁활성화를 위해 CJ헬로 알뜰폰 사업은 분리하도록 조건이 부과돼야 한다”면서 “LG유플러스가 인수하면 어렵게 만들어진 알뜰폰 시장의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제거돼, 기존 통신사 경쟁구도가 고착화되고 소비자들에게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상무는 이어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합병 시 SK텔레콤의 이동지배력이 케이블TV 시장까지 전이돼 전체 방송 통신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SK텔레콤의 결합상품과재판매·위탁판매로 인한 지배력 전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약없는 유료방송 M&A=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15일 공정위에 CJ헬로 지분인수 관련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5월 9일엔 SK텔레콤과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 한 상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CJ헬로와 티브로드 인수 및 합병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이후 각각 138일, 83일이 지났다. 공정위의 기업결함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기본 30일이다. 필요한 경우 90일 범위 내에서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인수 심사는 최대기간인 120일을 이미 넘겼다.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이유는 심사를 맡고 있는 공정위, 방통위 모두 수장의 거취 문제로 어수선한데다 시장획정, 공정경정 훼손 등 심사 이슈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통신사 간 내로남불 식의 주장까지 계속되면서 M&A와 관련한 논의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다.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 M&A 심사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기업심사 당시 공정위는 수 차례의 자료보정을 요청(자료보정기간은 심사 기간에서 제외)해 심사기일을 217일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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