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리뷰] 책보고 싶은데 불 끄는 스위치가 너무 멀다…‘LED 돋보기’

입력 2019-06-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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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는 물건은 아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이렇게 쓰는 물건은 아니다. (김정웅 기자 cogito@)

지난해에 읽은 책을 한 번 생각해 봤다. ‘코스모스’ 챕터4까지, ‘이기적 유전자’ 챕터 6까지... 이게 끝인가?

이렇게 부족한 독서량이 절대 기자의 게으름 탓일리가 없다. 집에 여건만 받쳐준다면 훨씬 더 많은 책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흑흑.... 책을 살 돈이 없냐고? 사실 그게 아니다.

▲기자는 이게 화장실 앞에 달려있다. 침대를 화장실 옆에 두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지 않던가. (게티이미지뱅크)
▲기자는 이게 화장실 앞에 달려있다. 침대를 화장실 옆에 두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지 않던가. (게티이미지뱅크)

침대로부터 방의 불을 끄러 가기까지 스위치가 너무 멀다.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직전 조금 독서를 하다 자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불 켜진 상태로 책을 보다, 책을 다 보고 덮은 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 문 앞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불을 끄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서 누우면’, 그게 잠이 오겠냐 이 말이다.

몇 번은 불을 켜고 책을 보다 그냥 잠들어 보기도 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이러면 수면에 방해가 된다. 스탠드를 사면 되지 않냐고? 안 써 본건 아닌데 위에서부터 빛이 내리쬐니까 눈이 부시다. 그리고 보고자 하는 페이지에 빛이 잘 내리쬐도록 눕는 게 쉽지가 않다. 말로 설명하기 참 힘들지만, 공감하시는 분이 계실 거라 본다. 자꾸 내 머리에 빛이 가려진다거나... 빛이 잘 들어오게 책을 둘 위치를 찾기가 애매하다거나....

아예 시간을 내서 불을 켜고 앉아서 책을 볼 만큼 본 뒤 불을 끄고 자거나, 퇴근 후나 주말에 시간을 내서 책을 보면 되지 않겠냐고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근데 그게 됐다면, 지금 이렇게 안 살았겠지?

원래 책은 자기 전에 잠깐 보다가 자는 게 제맛이다. 앞서 거론한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 아이템을 인터넷에서 발견했다.

▲책의 집중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지만, 보다시피 한 줄이 채 안들어오는 크기다. (김정웅 기자 cogito@)
▲책의 집중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지만, 보다시피 한 줄이 채 안들어오는 크기다. (김정웅 기자 cogito@)

이 제품의 정확한 이름은 ‘다보여 LED 돋보기’. 원래는 노안 등으로 인한 저시력자들이 사용하라고 만든 상품이긴 하다.

근데 기자는 책을 볼 목적으로 샀다. 글씨가 더 작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크게 보이는 거는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직썰리뷰] 코너 대부분의 아이템, 아니 세상 모든 물건이 마찬가지지만,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은 물건이다.

먼저 장점부터 살펴보자. 무엇보다도 자기 전에 책보기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렌즈를 살짝 누르면 불이 켜지고, 다시 누르면 꺼진다. 책을 다 보면 그냥 꺼서 옆에 두고 자면 된다. 책을 보다 자기 위해서 ‘책을 보다가, 다 보고 침대에서 일어나…’ 그걸 안 해도 된다.

스텐드처럼 내 머리 위에서 조명이 비치는 게 아니어서 쏟아지는 빛 때문에 눈이 부실 일도 없다. 저시력자라면 돋보기의 글자를 키워주는 효과까지 누릴 만하다. 여기까지가 장점이다.

생각보다 단순하게 써서 장점이 좀 부족해 보이는데, 자기 전에 잠깐 책을 보기 편리하다는 것만으로 이미 굉장히 큰 장점이다. 그리고 어두운 방에서 책만 밝아지기 때문에 집중이 잘 되는 느낌을 주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사진으로만 봐도 엄청나게 밝다. 이러니 눈이 안 부실 수가 없다. (김정웅 기자 cogito@)
▲사진으로만 봐도 엄청나게 밝다. 이러니 눈이 안 부실 수가 없다. (김정웅 기자 cogito@)

단점은 디테일에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일반적인 책이 ‘한눈에 안 들어올’ 크기라는 것. 다시 말하면 책에 글자가 있는 부분들보다 이 돋보기의 렌즈 반경이 더 좁다. 그래서 한 줄이 한눈에 안 들어온다. ‘아니 그게 뭔 상관이지? 글자만 읽을 수 있으면 책 읽는데 문제 없지 않나?’ 싶겠지만, 해보니 그렇지가 않더라.

다음 줄의 내용을 바로 읽을 수가 없으니까 책을 원활히 읽는 데 큰 방해가 됐다. 이거 마치 작은 ‘성경 책’ 사이즈로 제작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또 하나의 단점은 이게 돋보기란 정체성에 있다. 책에 딱 붙이지 않으면 초점이 흐려져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자는 돋보기가 전혀 필요없을 만큼 시력이 좋아서, 돋보기가 있으니 초점이 안 맞아 오히려 어지러웠다. 불행 중 다행히 그리 심하게 초점이 안 맞는 건 아니었다. 도수를 조절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그냥 적당히 적응하면서 봐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정면에서 봐야지, 조금 측면에서 보면 역시 초점이 흐트러 진다.

너무 밝다는 것도 또 다른 문제점이다. 밝기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았었을 것 같다. 너무 책이 밝게 보이니까 역시 어지럽다. 여러모로 어지럼증을 잘 발생시키는 제품이다.

총체적인 만족도는 별 5개 중 별 3개 정도. 이런저런 단점이 있더라도, 일단 큰 불편 없이 자기 전에 책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굉장히 맘에 든다.

이제 이게 생긴 덕분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자기 전 3분 30초 정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됐으니 기자는 분명 독서왕이 될 것이 틀림없다고 본다.

▲응? 이렇게 들고 보니까 더 잘보이는데? 손전등을 살 걸 그랬나.... (김정웅 기자 cogito@)
▲응? 이렇게 들고 보니까 더 잘보이는데? 손전등을 살 걸 그랬나.... (김정웅 기자 cog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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