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호] 국내 최초로 연예인 이름 딴 ‘소지섭길’을 가다

입력 2019-02-20 17:56 수정 2019-02-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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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제품이나 장소, 1호 가게 등을 찾아가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고 관련 산업을 이야기해 보는 코너입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우리나라 최초', '우리나라 1호' 타이틀을 가진 제품과 장소, 가게 등을 통해 이들의 성공신화, 혹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두타연갤러리 한쪽 벽에는 배우 소지섭의 사진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두타연갤러리 한쪽 벽에는 배우 소지섭의 사진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이젠 누군가와 편하게 걷고 싶습니다. 말수 없는 저 때문에 힘들었던 모든 이들과, 더디지만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마음을 열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60년 동안 자유를 꿈꾸며 묵묵하게 자신을 지켜왔던 DMZ처럼 저 또한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치 않은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 '소지섭의 길' 중에서

2010년 여름 배우 소지섭이 강원도 양구 일대를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기록으로 남겼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을 담은 이 여행길에서 소지섭은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본 강원도 일대를 포토에세이로 펴냈다.

그리고 2년 후 강원도 양구군에서는 '소지섭의 길' 책이 배경이 된 곳을 기념해 국내 최초로 연예인의 이름을 딴 '소지섭길'이 조성됐다.

▲소지섭길 1코스의 시작점인 '두타연갤러리'에는 소지섭길을 설명하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소지섭길 1코스의 시작점인 '두타연갤러리'에는 소지섭길을 설명하는 푯말이 세워져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비무장지대(DMZ) 구간을 포함하고 있는 '소지섭길'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양구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에 반한 소지섭이 이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가장 좋아하는 숫자인 '51'을 총 거리로 확정했다. 소지섭은 "절반을 넘어 하나만큼"이라는 의미를 담아 '51'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이에 포토에세이집 '소지섭의 길' 촬영지와 자연경관이 뛰어난 6개 코스 51km를 '소지섭길'로 지정해 혼탁한 도심 속 바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두타연갤러리에서는 소지섭의 미공개 사진, 직접 찍은 사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두타연갤러리에서는 소지섭의 미공개 사진, 직접 찍은 사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멀고도 험한 '소지섭길', 관람일정 미리 챙겨야!

기자는 소지섭길을 찾아가고자 15일 서울에서 강원도 양구로 향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강원도 양구의 경치는 운치가 있었다.

51km로 이어지는 소지섭길의 처음은 배우 소지섭의 갤러리로 꾸며진 '두타연 갤러리'에서 시작된다는 소식에 그곳으로 향했다. 두타연 갤러리는 양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약 16km 떨어져 있다. 차로 이동한다면 20여 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45분가량이 소요된다.

기자는 양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대기시간이 길어 택시를 이용했다. 택시기사는 "양구에서는 버스가 다니지만 관광객이나 군인이나 대다수가 택시를 이용한다"며 양구에 대한 안내도 자처했다.

▲소지섭의 손을 본떠 만든 손 조각은 관람객들에게 소지섭과 악수 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소지섭의 손을 본떠 만든 손 조각은 관람객들에게 소지섭과 악수 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제공한다. (이재영 기자 ljy0403@)

20여 분간 택시를 달려 '두타연 갤러리'에 도착했다. 두타연 갤러리 입구에는 '소지섭길'에 대한 안내판과 소지섭의 실제 손을 조각한 작품이 반겼다.

기자도 도착하자마자 소지섭의 손 조각을 마주 잡으며 악수를 했다. 소지섭의 진짜 손은 아니어서 차가운 냉기가 손을 찌릿하게 했지만 그래도 왠지 스타와 악수를 하는 듯한 느낌이 기분 좋게 했다.

두타연 갤러리 안에는 소지섭의 미공개 사진, 소지섭이 직접 찍은 사진 등과 같은 다양한 소지섭 관련 작품이 전시됐다.

▲소지섭이 팬미팅에서 입은 의상을 전시하고 있지만, 관람객이 입을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소지섭이 팬미팅에서 입은 의상을 전시하고 있지만, 관람객이 입을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소지섭이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팬 미팅에서 입었던 옷도 전시돼 있었다.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입어볼 수 있게 해준다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관리를 담당하는 A 씨는 "'소지섭길'이 처음 착공되고 이곳 두타연 갤러리도 오픈하면서 초기에는 국내 팬뿐 아니라 해외 팬들도 몰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봄, 가을에는 볼거리가 있지만, 겨울에는 날씨는 춥고 이곳 개방도 제한적이라 관광객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어 "3월부터는 두타연 갤러리를 방문하면 도자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소지섭길의 초입에서 그의 발자취도 만나고 백자로 유명한 양구의 도자기 체험도 즐기고 일거양득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소지섭길 1코스 초입인 두타연 입구. 이곳에서 2.8km를 더 올라가면 출입 등록을 하는 장소가 나타난다. (이재영 기자 ljy0403@)
▲소지섭길 1코스 초입인 두타연 입구. 이곳에서 2.8km를 더 올라가면 출입 등록을 하는 장소가 나타난다. (이재영 기자 ljy0403@)

두타연 갤러리는 어떤 조건도 없이 방문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지만, '소지섭길'이 시작되는 두타연 가는 길은 입장료를 내고 서약서를 작성해야 갈 수 있다. 이곳이 DMZ 구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입 신청은 양구군청 경제관광과나 두타연 입구 안내소에서 할 수 있다. 출입 신청서와 서약서를 작성한 후 신분증과 함께 제출하면 위치 추적이 가능한 목걸이를 받아 착용한 후 출입할 수 있다.

다만 하절기(3~10월)는 오후 4시까지, 동절기(11~2월)에는 오후 3시까지 출입 신청이 마감된다. 또한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 오전엔 휴관한다. 입장료는 대인(만 13~64세) 3000원, 소인(만 7~12세) 1500원이다.

소지섭길은 1코스, 2코스, 3-1코스, 3-2코스, 4코스, 5코스 등 6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구간별 거리도 7~12km로 다양하다. 구간별 볼거리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미리 구간별 볼거리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민통선 내 구간은 군부대 작전 및 각종 긴급공사, 폭우, 폭설 등으로 인해 출입이 금지될 수가 있으니, 미리 양구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지섭길' 1~5코스. (출처=양구군 홈페이지)
▲'소지섭길' 1~5코스. (출처=양구군 홈페이지)

◇소지섭길 코스 안내

1코스(8km) = 소지섭길 두타연 갤러리 - 이목정대대 - 이목교 - 생태탐방로 - 출렁다리 - 두타연

2코스(12km) = 도솔대대 앞 - 대우산 - 가칠봉 - 제4땅굴

3-1코스(8.2km) = 도솔산지구 전투위령비 - 도솔산 정상 - 용늪 전망대 - 대암산 정상

3-2코스(7.8km) = 광치자연휴양림 - 웅녀폭포 - 솔봉삼거리 - 솔봉 - 양구생태식물원

4코스(7km) = 국토정중앙천문대 - 국토정중앙점 - 봉화산 정상

5코스(8km) = 하리교 옆 공터 - 습지산책로 - 습지테크로 - 희망의 다리 - 한반도섬 - 부교 - 용의 머리 - 용머리공원 - 청소년수련관 - 비봉교

▲소지섭길은 봄, 가을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천혜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소지섭길은 봄, 가을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천혜 자연을 담은 아름다운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송해길·김광석길·신해철거리…유명인 이름 딴 길 '관광명소'로

서울 종로구는 2016년 육의전 빌딩-낙원상가 앞까지를 '송해길'로 지정했다.

매주 일요일 낮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송해는 장수 MC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송해의 이름을 딴 '송해길'은 50년 넘게 방송 활동을 하면서 한국 연예사의 산증인으로 대중문화를 위해 한길을 걸어온 데 대한 업적을 예우하고자 공식 명예 도로로 지정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 출신의 송해는 실향민으로 종로구 낙원동에 '연예인 상록회' 사무실을 열고 50년 넘게 원로 연예인을 섬겼으며,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강한 유대감으로 이곳을 '제2의 고향'이라고 지칭해 왔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는 故 김광석의 모습과 그의 노랫말로 가득 차 그를 추억하는 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에는 故 김광석의 모습과 그의 노랫말로 가득 차 그를 추억하는 이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대구에는 가수 고(故) 김광석을 기리며 지정한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 연예인 이름을 딴 길로 유명하다. 현재 수성교~송죽미용실 350m 구간으로 조성된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故 김광석이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기초해 만들어졌다.

김광석의 그림, 동상, 노래 가사 등으로 가득한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주말에는 평균 5000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며 대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선 김광석 추모 콘서트, 정기공연도 이뤄지고 있어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고 있다.

▲주말엔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대구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주말엔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은 대구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기정아 기자 jjonga1006@)

경기도 성남시에는 고(故) 신해철을 기리는 '신해철거리'가 조성됐다. 지난해 성남시는 분당구 발이봉로 3번길2 일대 160m 구간을 '신해철거리'로 조성하고 기념했다.

이곳은 신해철이 2014년 10월 27일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쓰던 음악 작업실이 있는 동네다. 시는 고인의 동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상 벤치, 신해철거리를 나타내는 상징 게이트, 팬들이 남긴 추모글, 고인의 어록 등을 담은 추모 블록을 만들었다.

'신해철거리' 조성의 시작은 한 시민이 SNS에 올린 아이디어로 시작돼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아이디어를 유족과 지역 주민, 행정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결과물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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