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영의 異見] 제대로 투자합시다

입력 2019-01-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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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1부 차장

“OOO종목에 M&A(인수합병) 이슈가 있다는데 사실일까요? 지금 매수해도 괜찮을까요?”

얼마 전 한 지인이 대뜸 전화해 쏟아낸 질문이다. 자본시장부(증권) 기자라는 이유로 종종 주위 사람들에게 투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게 된다. 보통 아는 범위 내에서는 답해 주지만, 무작정 종목을 거론하며 구체적으로 묻는 질문은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일개 기자가 답해 줄 수 있는 범위도 아니거니와 이런 질문을 하는 투자자들이 묻는 종목들 대다수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가는 500원도 채 안 됐으며 재무구조는 엉망이었다. 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숨기기 위한 꼼수를 부리다 불성실 공시법인에 지정되기도 했다. 출입기자로서 생각하지 않더라도 투자 자체를 고려해서는 안 되는 종목이기에 당연히 투자를 만류했다. 하지만 지인은 “아는 사람에게 들은 확실한 정보가 있다. OO기업과 M&A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며 투자를 강행했다. 현재 이 종목은 거래정지 중이다. 물론 지인의 투자 성적은 ‘쪽박’이었다.

의외로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허위 정보에 속아 ‘불나방’처럼 투자에 뛰어든다. 그런데 이처럼 허위 정보라도 종목 이슈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최근 발생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인 파인텍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무려 400여 일간 굴뚝농성을 벌인 끝에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게 무슨 일일까. 파인텍은 그런 사실이 없단다. 알아보니 코스닥 상장사인 파인텍은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인데, 노사 합의를 이룬 파인텍은 섬유제조업체였다.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회사였던 것이다. 문제는 무려 1년간이나 이런 일이 반복됐다는 사실이다.

파인텍 노사 분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는 등락을 오갔다. 심지어 코스닥상장사 파인텍은 회사 홈페이지에도 ‘노사 합의한 파인텍과는 전혀 다른 회사’라고 공지까지 올렸지만, 투자자들의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투자는 이어졌다.

1000원이든, 1억 원든 내 돈을 들여 투자하는 기업이 무엇을 하는 정도는 알아야 한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한 것도 있으나,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투자에 나서면서 기업 정보나 최근 이슈 등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창한 이슈가 없어도 건전한 사업 기반을 갖고 꾸준히 실적 개선을 이루는 기업이라면 언젠가 주가는 오른다. 다만 이런 종목들을 아는 지인이 혹은 시장의 소문이 알려주지 않는다.

건전한 기업 투자가 건전한 시장 조성에도 역할을 한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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