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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문 대통령과 3년차 증후군

이재창 국장대우 정치경제부장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흥미로운 흐름이 있다. 임기 3년차에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진 것이다. 40% 안팎을 유지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도가 예외였다. 3년차 지지율은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투표 불참자를 포함한 전체 유권자로 환산한 득표율과 거의 일치한다. 결국 대선 때 직접 표를 찍었던 사람만 지지자로 남았다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 51.6%를 전체 유권자로 환산하면 38.9%다. 상대적으로 높은 40% 안팎의 3년차 지지율과 비슷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득표율(48.7%)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30.5%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환산 득표율은 34.3%였다. 3년차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떨어졌던 두 전직 대통령의 지지율과 거의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3년차를 맞았다. 고공행진 하던 지지율은 어느새 40%대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41.1%를 득표했다. 전체유권자 환산 득표율은 31.6%다. 전직 대통령의 ‘지지율 공식’을 따르면 지지율이 30% 초반까지 밀릴 수 있지만 아직은 잘 버티는 형국이다.

주목할 대목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을 적극 지지한다’는 비율이 30% 정도라는 점이다. 환산득표율 31.6%와 비슷하다. 국정운영 여하에 따라서는 전직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어려운 경제 등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 지지율 하락세를 피하긴 어려울 것 같다.

지지율 하락은 예외 없이 정권의 레임덕으로 이어졌다. “대통령 못 해먹겠다”는 말의 주인공은 민심이반으로 지지율이 30% 안팎으로 떨어졌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지지율이 추락하면 여권 내부에서 반기를 들기 시작하고 고급 정보가 밖으로 흘러나간다. 여기에 측근 비리가 불거지면 식물정권이 된다. 역대 대통령이 걸어온 ‘레임덕의 3단계 공식’이다. 문 대통령도 이런 조짐이 보인다. 탈원전 정책에 여당 중진이 처음으로 반기를 들었다. ‘김태우 사태’와 ‘신재민 사태’도 정권 초반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예사롭지 않다.

문 대통령이 연초부터 경제 행보에 올인하고 있다. 7일 중소 벤처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15일에는 대기업 중견기업인들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곧 소상공인들과도 만난다. 어려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지만 지지율 하락에 따른 레임덕을 막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경제 상황은 지지율과 직결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지지율 하락은 필연적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캐치프레이즈는 두고두고 기억되는 명언이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대선과 총선 판도를 가른다. 대통령 지지율도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의 당면 과제는 ‘일자리 정부’에 걸맞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지난해 수만 명의 공공일자리를 급조하고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터다. 부쩍 늘어난 기업인들과의 회동도 바로 일자리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만나 규제 개선 요구를 최대한 들어주겠다며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대규모 투자프로젝트 전담반 가동과 규제 샌드박스 사례 발굴 등 후속 조치도 내놨다.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규제 해소보다 더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해서다. 기업의 요구는 간단하다. “세계를 뛰어다니며 회사를 키우는 게 기업인들의 보람이다. 그렇게 얻은 수확으로 임직원들과 더불어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가고 세금을 많이 내서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는 게 기업인이 아는 애국의 방식”이라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에 다 담겨 있다. 반기업 정서에서 벗어나 기업인들이 뛰게 해 달라는 호소다. 경제 성장과 고용의 주체가 기업인 만큼 기업을 옥죄는 각종 정책을 이쯤에서 멈춰 달라는 것이다. ‘친노동 편향성’도 우려한다.

현실은 기업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다. 여권은 규제 개혁을 외치면서도 기업들이 우려하는 상법개정안과 공정거래법개정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친노동 정책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정책 기조도 그대로다. 여권의 반기업 정서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비서실장과 경제부총리도 기업인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다고 한다. 형식이야 어찌 됐건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 지지율 제고를 위한 ‘쇼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기업인들에겐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게 고역일 수 있다. 정책의 변화 없는 이벤트 정치로는 일자리와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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