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동일기업 투자 한도ㆍ후행 투자 제한 폐지

입력 2018-12-18 14:21 수정 2018-12-18 18:16

이지민 기자 aaaa346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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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스타트업은 기술개발을 마친 뒤 시제품 제작을 앞두고 추가 투자가 긴급해졌다. 처음 투자한 펀드는 투자 기간이 종료돼 다른 펀드에서 투자받고자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 과정을 거치다 보니 투자 집행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시장을 선점하는 꿈에 부풀었던 A기업은 신속한 투자를 받지 못해 예상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A스타트업처럼 빠른 투자를 받지 못해 울상을 짓는 기업이 앞으로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동일기업 투자 한도 폐지, 후행 투자 제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신규약’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신규약을 이달 출자사업부터 즉시 적용될 예정이다.

신규약에 따른 규제혁신 방안은 투자 한도와 기간을 폐지하고 펀드 운용 시 발생하는 의결 절차를 완화하는 등 규제혁신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동일기업의 투자 한도를 폐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에 동일 기업과 프로젝트에 대해 20%의 투자 제한이 있었지만 이를 폐지해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수요에 따라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하여 벤처기업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청년창업 등 초기 기업 및 우량기업의 후속 투자 시 필요한 조합원총회 의결사항도 개정했다. 지금까지는 후속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필요했다. 이번에 이 사항을 폐지함으로써 신속한 투자로 기업의 장기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 또한, 사안 발생 시 조합원총회를 소집하지 않고 규제 완화가 가능한 사안은 의결대상에서 제외 또는 사전보고로 대체해 펀드 운용의 자율성을 높여 신속한 투자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후속 투자를 하고 싶은데 투자 한도에 묶여 어려운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시에 해외에는 동일기업 투자 한도 제한이 없어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좋은 여건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다”며 “국내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개선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규약에는 네거티브 방식이 적용된다. 네거티브 방식 규제란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허용하고 예외적인 사항을 금지하는 방식을 뜻한다. 펀드 운용사의 대폭적인 자율권 확대에 따라 실리콘밸리식 네거티브 방식 규제로 운용사의 책임성을 강화했다.

운용사 견제장치도 덧붙였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운용사-출자자 간 신뢰 훼손’ 시 운용사 해임 또는 자산운용 중단이 가능하도록 해 운용사의 책임감 있는 운용을 유도했다.

박기호 신규약 제정 포럼위원장은 “이번에 제정된 신규약이 조속히 시장에 파급되어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고, 국내 벤처투자의 글로벌화가 촉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형철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는 “민간 주도의 혁신 창업 투자 생태계가 구축되도록 이달 출자사업부터 즉시 적용해 시행할 예정”이라며 “신규약을 포함한 8개 분야의 포럼 운영 등 다양한 혁신 활동을 통해 2022년까지 대한민국 대표 유니콘 20개 육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주도의 벤처생태계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신규약은 ‘한국모태펀드 신규약 제정 포럼’ 주도로 추진됐다. 포럼 위원으로는 벤처캐피탈, 벤처기업, 회계사, 변호사 등 민간위원 6명과 한국벤처투자 준법서비스본부장 등 내부위원 6명이 참여했다.

#한국벤처투자 #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