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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공정거래-Law] 다 쓴 공병 가져오면 정품 주는 ‘공병 마케팅’ 위법할까?

국내 중저가 상표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A사는 B에센스(4만2000원 상당)를 출시하면서 페이스북에서 신청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고가 외국 상표 화장품을 수입·판매하는 C사의 D에센스(15만 원 상당) 다 쓴 공병을 A사의 매장에 가지고 오면 한 달 동안 B에센스 정품으로 교환해 주는 행사(이하 ‘공병행사’)를 진행했다.

D사는 이 공병행사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하므로 행사를 중지하라고 A사에게 통보하고, 법원에 A사를 상대로 행위금지가처분 및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공정위에 A사를 신고했다.

이처럼 A사는 신제품 B에센스를 출시하면서 C사의 D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는 고객에게 A사의 B에센스를 무료로 증정하는 공병행사를 진행했는데, 이러한 A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행위일까.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는 해당업계의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춰 부당하거나 과대한 이익을 제공 또는 제공할 제의를 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1심 법원은 △행사 대상이 A사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나 제3의 회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제외하고 오직 C사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점 △이익 제공의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고 할 것인데, A사는 B에센스를 무상 제공함으로써 원래 지급받아야 할 대금비용을 면제해 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A사의 공병행사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3호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A사는 C사가 입은 무형적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정위와 항소심 법원은 판단은 달랐다. 1심 법원과 달리 △개개인의 피부성질과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상품이 상이하고 기호성 유행성이 강한 화장품의 특성상 화장품 업계에서 다양한 샘플이나 정품 증정행사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특히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샘플이나 고가의 정품을 무료로 제공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케팅 수단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점 △이 공병행사는 D에센스 공병을 가지고 오는 소비자에게 A사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거나 D에센스를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아무런 조건 없이 B에센스를 무료로 제공해 제품 사용의 기회를 주는 것에 중점이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C사는 A사가 가장 인지도 및 신뢰도가 높은 D에센스만을 겨냥해 이와 유사한 이름 및 용기를 사용한 모방품을 만들어 C사가 수십 년 간 쌓아 올린 D에센스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동시에 이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사가 비교 평가 대상으로 D에센스를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 위 제품의 인기도에 편승하여 무임승차할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나아가 C사는 A사가 D에센스만을 대상으로 한 공병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C사가 판매하는 D에센스가 A사가 출시한 B에센스와 비교해 가격만 비싸다는 인식을 은연중에 부추겨 B에센스가 가격이 저렴함에도 품질에서 뒤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사가 값비싼 수입화장품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만을 비교하고 있을 뿐, 그 품질에 대해서는 이 공병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냉정하게 평가해 달라는 것이므로, 품질에 있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비교광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백광현 변호사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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