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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TDF] 생애주기 맞춰 알아서 자산배분…노후 걱정 끝

‘100세 시대’의 노후 대비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퇴자산을 알아서 굴려준다는 매력으로 TDF는 순식간에 시중 자금을 1조 원이나 끌어모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TDF 설정액은 1조58억 원, 펀드 수는 380개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1373억 원, 2월 708억 원, 3월 648억 원 등 1분기에 몰린 자금만 2729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혼합형 펀드에서 5248억 원, 채권혼합형 펀드에서 3541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늘어난 인기만큼 수익률도 우수하다. 최근 TDF 1년 평균 수익률은 8.82%, 3년 수익률은 17.08%, 5년 수익률은 27.74%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혼합형 펀드 수익률은 1년 4.98%, 3년 5.35%, 5년 14.85%에 그쳤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있는 주식과 채권, 현금의 자산 구성을 재설정하는 펀드로 1993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 시점에 가까워지면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을 취해 ‘생애주기형 펀드’로도 불린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에 초점을 맞춰 목표 시점 전후 시간이 지나면 주식 비중이 감소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국가의 주식·채권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장점이다.

퇴직연금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에서도 시장 국면과 은퇴시점 등을 고려한 자산 리밸런싱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TDF는 은퇴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이 자동 조절돼 이 같은 고민을 덜어줬다. 미국 TDF 가입자는 2006년 연금보호법 제정으로 크게 늘고, 2007년 적격기본투자상품으로 지정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6년 115억 달러(약 12조 원) 수준이었던 미국 TDF시장은 2016년 말 8870억 달러(약 954조 원) 규모로 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6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평생연금만들기2040’이란 이름으로 처음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2014년 말까지 설정액은 고작 12억 원, 펀드 수 8개에 불과했지만, 2016년 연금시장 개선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7월 개인형 퇴직연금(IPR) 가입 대상이 근로자와 퇴직자에서 자영업자, 공무원(군인·교직원 등)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하면서 TDF시장이 급성장했다. 2017년 말 기준 TDF 설정액은 7325억 원으로 전년(664억 원) 대비 10배 이상 불어났다. 펀드 수는 358개로 4배 이상 늘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7개사가 TDF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과 미래에셋자산, 한국투신이 전체 TDF시장의 89%를 차지한다. 길게 50년까지 운용되는 상품 특성상 투자자들은 운용사의 안정성과 운용능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상위 운용사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은퇴자산은 주로 원리금 보장 형식으로 투자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예·적금과 금리 확정형 보험, 원리금 보장형 등 원리금 방식이 88.9%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원리금 방식은 6.8%에 그친다.

그러나 저금리가 심화하면서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1%대로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은 1.88%이며, 5년 환산 수익률은 2.39%다. 물가상승률도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다. 반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68조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매우 낮은 수익률에 갇혀 복리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의 장점을 살려 적극적인 위험자산 투자로 은퇴자산을 불려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JP모간의 캐서린 로이 에셋매니지먼트 은퇴전략부문 총괄 대표는 “부부가 동시에 생존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65세인 한국인이 90세까지 생존할 확률이 50%를 넘어섰지만, 노후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가계 저축률은 9% 수준에 불과하고, 퇴직연금 자산도 대부분 저축 등에 투자한다”고 지적했다.

펀드 하나로 연금투자가 되는 TDF를 잘 활용하려면 다양한 TDF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고, 그 하나의 TDF를 생애 동안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연금투자자가 거래하는 금융회사에 따라 TDF 선택폭이 달라지고, 연금 계약을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때마다 TDF를 매도해야 하는 장벽이 존재한다. 또한, 퇴직연금 가입자는 반드시 다른 금융 상품을 함께 운용해야 한다.

초기 주식 비중이 40%가 넘는 TDF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TDF 성장의 걸림돌이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장 측면에서 TDF 선택 폭이 확대돼야 할 뿐만 아니라 제도 측면에서 TDF 단독 투자가 가능하고, 연금계좌 간 펀드 이동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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