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대우건설, 호반건설에 매각 유력…내부 분위기 '술렁'

입력 2018-0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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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인수 가능성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대우건설을 품에 안기까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 측은 인수를 절대적으로 저지할 것으로 알려졌고,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사업 시너지 효과, 운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산업은행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이날 진행한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제안서를 냈다. 애초 2파전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던 중국계 투자회사 엘리언홀딩스는 매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호반건설은 이번 본입찰에서 매각대상 지분 중 40%만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는 3년 뒤 추가로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필요한 매각 자금 규모는 줄이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경영에 손을 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줄이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산은은 이르면 다음주 후반께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상적으로 매각 과정이 진행된다면 오는 4월께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

다만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과정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은 매각과정에서 산은이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과 자금조달 등 인수 적정성을 검토해야 하고, 또 대우건설 내부 제동과 직원들 사이에서의 거부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 지부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대우건설 경영지분의 분할 매각은 애초 산업은행이 제시한 경영지분 전량매각 공고를 뒤집는 원칙없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노조 측은 호반건설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인수를 절대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특히 노조는 산은 측의 매각절차를 두고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처음부터 분할매각으로 공고했다면 또다른 잠재적인 우량 후보자들이 인수합병 시장에 나왔을 공산이 큰데, 전량매각이라는 조건을 내걸어놓고 중도에 호반건설의 분할매각 제안을 수용하면서 해당 건설사에만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향후 감사원의 감사나 형사고발 등 법적인 방법으로 매각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이번 매각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됐던 양상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과도한 차입과 해외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결국 2009년 대우건설을 다시 뱉어냈다.

노조 측은 "대우건설의 금호그룹 편입은 당시에도 양사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많았다"며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경험과 이해 그리고 경영능력이 의심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양상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향후 경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호반건설은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지만, 대우건설은 주택사업과 해외사업 모두 호반건설보다 규모가 크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길 기대하는 건 어렵지 않겠냐는 데에 입을 모은다.

실제 대우건설의 2015년, 2016년 매출은 각각 9조 8775억원, 10조 9857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1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기준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3위의 대형건설사다. 반면 호반건설의 연매출은 약 1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같은 기간 시공능력평가 13위에 올라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두 회사가 별도로 주택사업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에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호반건설이 일정기간 산업은행과의 공동경영으로 안전성을 모색한다는 건 거꾸로 생각하면 호반이 우리를 단독으로 경영할 능력을 없다는 걸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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