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권하는 사회 된 중국…온라인 대출깡 늪에 갇힌 서민들

입력 2017-12-26 15:42 수정 2017-12-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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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 핀테크 발전으로 서민들의 온라인 대출이 급증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 핀테크 발전으로 서민들의 온라인 대출이 급증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에서 핀테크를 통한 대출이 불어나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덕에 중국에서 온라인 대출이 활성화됐다. 수천 개의 앱이 현금 지급이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몇 초 만에 대출이 결정되면 바로 현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구조다. 이 앱들은 채무자의 상환 능력 등을 제대로 파악할 신용등급이나 이전 대출 자료 없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규제 없는 손쉬운 대출에 상환능력을 넘어선 이들도 많다. 베이징에 사는 30대 남성 바이 시차오는 온라인 대출기관으로부터 많은 돈을 빌려 자신의 월급보다도 많은 부채를 지고 있다. 매월 600달러(약 64만 원) 이하의 봉급을 받는 그의 대출액은 5000달러를 넘었다. 경비원과 웨이터 등으로 일하는 그는 “온라인 대출은 도박과 같다”면서 “당신은 곧 그것에 중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중국 사회의 소액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8600개 이상의 기업이 소액대출을 제공하는데, 약 1450억 달러가 채무불이행 상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3920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집계한 온라인 대출기관의 채무불이행률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소액금융협회 임원은 “효과적인 신용 시스템이 없는 환경에서 사람들은 자본을 조달할 때 과도하게 대출받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환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1000억 달러 이상의 채무불이행과 브레이크 없는 온라인 대출 붐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11월 인민은행은 기업과 개인의 온라인 대출 플랫폼 신규 개설을 중단했다. 12월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는 허가받지 않은 현금 대출 업체들을 단속하고 고금리 대출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 대출앱이 채무자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다는 점도 문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대출 앱은 채무자를 추적할 수 있는 위치 서비스, 전화번호 목록 및 통화기록 등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대출업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파악하거나 대출 시 받은 개인정보를 남용한다. 일부 대출업자들은 “휴대전화로 당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채무자 주변인에게 전화를 걸기도 한다. 지난달 광둥성 당국은 12개가 넘는 온라인 대출 앱이 사용자 정보를 도용할 수 있는 보안 허점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푸젠 성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생활비와 신발가게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30개의 온라인 대출 플랫폼에서 약 7만5000달러를 빌렸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에 익명을 요청한 그는 NYT에 “대출 앱 업체로부터 협박 문자를 받았으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독촉 전화가 오고 있다”고 털어놨다.

본래 온라인 대출은 신용등급 자료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출 방안으로 등장했다. 여러 추정치에 의하면 약 10억 명의 중국인이 신용등급 자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중국 당국은 인터넷 대기업에 신용등급 시스템을 만들 것을 요청했으나 잘 진행되지 않았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은 심층적인 개인정보를 활용한 온라인 대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인민은행과 제휴한 인터넷금융협회는 중국의 인터넷 대기업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을 발표했다. NYT는 채무자들이 대출 대가로 플랫폼에 상당한 개인정보를 제공했으며 현재 기업들이 정보를 사용해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대출앱 스마트파이낸스는 1200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기반으로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캐리 팡 스마트파이낸스 대변인은 “상환 행동 데이터를 사용해 신용 등급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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