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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테크노밸리 풍년---서울 부동산시장에 악영향

밸리조성지역 부동산가격은 상승, 기존 기업 이탈지역은 수요감소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전국에 테크노밸리 풍년이다. 특히 경기도에는 권역별로 크고 작은 테크노밸리가 조성됐거나 추진 중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발표한대로 다 완공되면 공급 과잉이 우려될 정도다.

경기도는 최근 구리·남양주 테크노밸리와 양주 테크노밸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경기도에는 도가 추진한 테크노밸리만 쳐도 5개나 된다. 이외 각 지방자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작은 단위 사업까지 치면 20여 곳에 이른다.

지자체들의 테크노밸리 조성붐은 판교 테크노밸리 성공신화가 큰 영향을 줬다. 입주 업종이 공해와 무관한 IT·바이오 등과 같은 첨단산업인데다 고용창출 효과도 높아 도시산업으로 적격이어서 지자체로서는 탐을 내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일반 공단과 달리 단지조성이나 기업유치가 쉬운 편이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서로 테크노밸리 사업을 유치하려는 분위기다.

경기도의 이번 북부권 테크노밸리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지자체간 치열한 유치전이 벌어진 점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면 판교 테크노밸리는 얼마나 성공을 했을까.

지난해 기준으로 1300 여개 업체가 입주돼 있고 고용인구는 7만4000여명이 달한다. 판교 밸리 입주 기업의 총 매출액은 77조원으로 삼성전자 202조원, 현대자동차 94조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입주 시작 5년만에 일군 성적이다. 부지면적 66만1000㎡ 크기에서 이만한 부가가치를 올렸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 이로 인해 판교가 테크노밸리 성공신화 대명사로 불린다. 이같은 성공을 감안해 판교 일대에도 제2, 제3의 테크노밸리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에 판교 외에는 테크노밸리 단지가 완공된 곳은 아직 없다. 고양 일산 테크노밸리는 현재 부지 조성 중이다. 일산 신도시 대화동 일원 80만㎡에 추진 중인 이 사업은 2022년 부지조성 완공과 함께 기업들의 입주가 시작된다. 예상 입주 기업은 1900개이고 고용 인력은 1만80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명시 가학동과 시흥시 논곡동 일대 200만㎡에 조성되는 광명·시흥 테크노밸리는 사업비가 1조7000여 억원인 대형 프로젝트다. 부지 면적으로 치면 지금까지 나온 테크노밸리 가운데 가장 넓다. 고용인원은 2만명으로 예상한다.

최근 후보지가 결정된 양주와 구리·남양주 테크노밸리까지 합하면 총 고용인원은 7만 여명이다. 현재 가동중인 판교까지 합하면 15만명 정도 된다. 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이만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계획 내용으로 보면 정말 멋진 사업인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많은 단지에 입주기업이 다 채워질지가 의문이다. 판교는 워낙 입지가 좋아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곳은 장담하기 어렵다. 테크노밸리 입주기업 특성 상 서울과 너무 먼 거리는 인력 조달이 쉽지 않다.

게다가 테크노밸리 입주업체는 대부분 서울을 비롯한 다른 곳에 있는 기존 업체여서 이들 기업이 경기도의 새로운 테크노밸리로 이주할 경우 이직자도 나올 게 뻔하다.

부동산 시장 차원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것 같다. 테크노밸리 조성지역은 땅값과 주택가격이 상승할 확률이 높지만 기존 업체가 빠져나간 지역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기존 업체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그만큼 빈 사무실이 생기기 때문이다.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에 따라 강남 테헤란로에 있던 IT기업들이 이전해가면서 강남 일대 건물임대시장은 찬바람을 맞았다. 새로 생기는 기업보다 기존 업체들이 임대료가 싼 곳으로 옮겨가는 일이 많아 건물임대시장은 공급 과잉 여파를 직면하게 된다는 소리다.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에 제2 밸리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데다 제3판교 테크노밸리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이게 현실화될 경우 서울 건물 임대시장은 또 한차려 한파가 몰아치지 않을까 싶다. 사무실 임대료가 아무래도 서울 강남권보다 낮아 관련 기업의 ‘엑소더스’가 벌어질지 모른다.

중소기업은 뻔 한 수익을 고려해 임대료를 최대한 줄이려는 입장이다. 이는 입지가 나쁘지 않으면 임대료가 싼 곳을 찾아 이주를 하게 된다는 얘기다.

경기도에 임대료가 싼 테크노밸리가 대거 만들어지면 서울권 부동산 시장은 좋을 게 없다. 건물 임대시장은 직격탄을 맞는 것은 확실하고 수요 이탈로 주택시장도 좋을 리가 없다. 주거를 직장 근처로 옮기는 사례가 많아 그만큼 서울 주택수요는 줄게 된다.

수요가 줄면 주택시장은 당연히 나빠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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