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앞두고 서둘러 파산보호 신청한 토이저러스의 속사정

입력 2017-09-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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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장난감 유통업체 토이저러스가 19일(현지시간)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챕터 11은 한국의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한 제도로 기업의 채무이행을 중단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기업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앞두고 회생 여지가 있음에도 토이저러스가 서둘러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짚어봤다.

◇주먹구구식 경영=FT에 따르면 토이저러스의 몰락은 2013년부터 조짐을 보였다. 장난감 시장 규모의 성장에도 2013년 토이저러스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은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경영진 교체와 주먹구구식 프로모션으로 판매가 부진을 보이면서 재고 관리 비용은 늘어났다. 비용 구조를 잘못 설정한 탓에 손실이 발생했다.

◇온라인 시장 무시=온라인 시장 대응에 실패하면서 토이저러스는 몰락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토이저러스는 매출의 40%가 발생하는 연말 쇼핑시즌 경쟁에서 패배했다. 아마존 등 온라인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해 장난감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시기 온라인 소매업체는 이익 창출보다 시장을 확보를 우선시했다. 토이저러스가 이들과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매장 임대료 부담=집 안에서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장난감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토이저러스 매장을 찾지 않았다. 매출 손실을 보충할 다른 수익원이 없던 토이저러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토이저러스의 연말 시즌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이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올 2분기 토이저러스의 동일 점포 매출은 4.3%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하자 자연히 매장 임대료 부담이 커졌다. 토이저러스는 대규모 매장을 임대해 사용한다. 2015년에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중심가에 있던 매장을 폐쇄했다. 매장 한가운데에 자리한 실내 대관람차로 유명했던 타임스스퀘어 토이저러스는 전 세계 관광객이 방문하는 토이저러스의 상징이었다.

◇안일한 부채 관리=2005년 3사 컨소시엄이 66억 달러(약 7조4665억 원)에 토이저러스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부채도 위기가 심화된 이유 중 하나다.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캐피털, 보나도 부동산 신탁이 참여한 인수합병은 차입매수방식(LBO)으로 이뤄졌다. M&A 대상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합병한 뒤 회사 자산을 팔아 이를 되갚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토이저러스는 50억 달러의 부채를 떠안았다. 이는 토이저러스가 온라인 영역에 투자할 기회를 놓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토이저러스는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 6일 CNBC는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을 고려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파산보호 신청이 답?=토이저러스는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10억 달러를 지원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미국과 해외 매장에 투자해 기존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이저러스는 브랜드를 강화하면 소비자가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토이저러스가 53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와 누적된 매출 부진을 극복할 가능성은 낮다. 당장 한 해 대목인 연말 시즌에 정상적인 판매 활동을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토이저러스의 협력업체들은 현금으로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제품을 출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토이저러스는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접근 권한을 상실한 상태다. FT “파산보호 신청이 훌륭한 마케팅 도구가 아니다”라면서 토이저러스가 고객과 협력사들에 수익성 개선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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