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국회의원의 독립성과 장제원

입력 2017-07-2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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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가(政街)는 2가지 사건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그런데 우연히도 두 사건은 모두 추경 통과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하나는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관련된 일이고, 다른 하나는 추경 표결에 불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관한 문제다. 그러니까 한쪽은 왜 추경 투표 시 남아 있었고, 찬성표를 던졌느냐를 두고 당에서 비난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왜 추경 투표에 불참했느냐는 것이다. 결국 이번 추경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모두에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알려진 바대로 장제원 의원은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으로는 드물게 추경 표결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찬성표를 던졌다. 장제원 의원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집단행동과는 다른 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장제원 의원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후, 복당을 선택한 자신의 정치적 행동이 후회스럽다는 언급을 SNS에 올린 바 있다. 그러니까 자유한국당 내에는 탄핵 반대 기류가 아직도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탄핵을 찬성한 자신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던진 것이다. 이런 부분부터 시작해 여러 측면에서 장재원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의견을 달리했다.

따라서 장제원 위원은 아마도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추경 통과 이전부터 이미 ‘찍혔을’ 가능성이 컸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자유한국당은 이런 장제원 의원에 대해 징계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정당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해지는 건 왜일까.

우리는 국회의원들을 헌법기관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원내 정당화를 외치고 있다. 국회의원들을 헌법기관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들의 자율성과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 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의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할 때, 원내 정당화도 비로소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당은 아직도 당론에 따르지 않고 개별 행동을 하는 의원이 있으면 가만히 못 보는 것이 현실이다. 왜 당론을 따르지 않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고, 지지자들의 비난이 잇따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말이다.

물론 특정 정당의 지지자 입장에선 각자 행동한 의원들 때문에 일만 복잡해지니 화가 날 법도 하다. 여기에는 언론도 한몫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안에 대해 투표할 때, 당론과 배치되는 투표를 한 의원들이 있다면, 언론들은 이를 ‘반란’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럴 때 보면, 언론마저도 정당의 ‘명령’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옳은 행동을 하는 의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의원들의 독립성이 인정받고 유지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일단 이들 의원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은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이 내놓은 법안에 찬성하기도 하고, 거꾸로 민주당이 공화당의 입장을 지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걸 ‘비정상’으로 보니 정치판이 이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국회의원들의 자율성과 개인적 판단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제원 의원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일종의 모범적 사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의 방향성이 ‘옳다’거나 ‘틀리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단지 본인의 주장과 생각을 위해 자신의 소속 정당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고, 그래서 국회의원은 독립적 존재여야 한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모범적’이라고 한 것이다. 이런 의원들이 많이, 자주 나와야 우리나라 정치도 이성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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