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오피스텔시장

입력 2017-07-19 07:00 수정 2017-07-2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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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규제하자 투자 고조---일반 원룸시장은 위축 불가피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요즘 오피스텔 시장이 신났다.

정부가 아파트 분양시장을 옥죄려 하자 규제가 없는 오피스텔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공급 과잉 여파로 분양성이 좋지 않던 오피스텔 시장은 물 만난 고기처럼 펄떡거린다. 상가도 같은 형국이지만 특히 임대수요가 두터운 오피스텔은 때 아닌 호황세다.

한동안 적체됐던 미분양 물량도 불티나게 팔리고 신규 분양분은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오피스텔 시장은 한동안 1인 가구 증가세에 힘입어 재미가 좋았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권은 아파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원룸 형태여서 한 실당 투자비가 적다보니 한꺼번에 여러 채를 구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전국 일원에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17만 여실의 오피스텔이 분양됐다. 연간으로 치면 평균 4만3000실 이 쏟아진 셈이다.

적은 물량이 아니다. 그만큼 1인 원룸주택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오피스텔의 경쟁 대상은 다가구·다세대의 원룸주택이다. 오피스텔은 이보다 한 단계 상위 상품으로 불린다. 원룸주택보다 임대료가 좀 비싸다는 의미다. 원룸 거주자들은 어떻게 하든 오피스텔로 이주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오피스텔 물량이 늘어나면 기존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원룸시장은 어떻게 될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좋은 집이 많아지면 다들 그 곳에 살고 싶어 한다. 기존 원룸은 오피스텔한테 수요를 빼앗길 소지가 많다는 뜻이다.

더욱이 준공된 지 오래된 원룸주택은 임대료를 좀 싸게 해도 수요자들이 외면한다. 세입자들은 돈을 더 주고라도 새 집으로 이주하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오피스텔은 일반 원룸보다 노후화 진도가 느리다. 공동주택 형태로 지어진데다 관리가 잘 되는 편이다. 더욱이 건물 내 편의점을 비롯한 일상적인 생활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어 원룸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살기가 편하다.

물론 요즘 짓는 다가구 등의 원룸주택도 최대한 관리가 편리한 구조로 만들지만 규모나 형태상 한계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이다.

투자 분위기가 오피스텔 쪽으로 흐르게 되면 웬만한 도로변에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즐비하게 들어설지 모른다.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은 자연적으로 늘게 된다.

서울시가 강북권을 중심으로 상업지역을 대폭 확대하고 생활거점 지역을 많이 늘려 동네 단위에서도 편의시설이 확충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오피스텔 공급은 더욱 늘어나지 않겠나 싶다.

공급이 늘어나면 오피스텔 투자 수익률은 떨어지게 된다. 요 몇 년동안 오피스텔의 투자 수익률은 계속 하락했다. 2013년 약 6%에 육박했으나 지난해는 5.6% 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 수익률 수준은 결코 낮은 게 아니다. 시중 은행의 저축금리보다 2~3배 놓은 편이다.

이는 투자수요가 계속 오피스텔로 몰려들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반대로 다가구· 다세대의 원룸주택 수익률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오랜 기간 소유한 경우는 땅값 상승으로 큰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기존 단독주택을 구입해 원룸주택을 짓는 것은 채산성이 없다. 전체 투자금을 감안한 수익률은 2% 대도 안 된다. 땅값이 너무 올라서 그렇다.

이렇게 되면 다가구· 다세대 원룸시장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강세를 보일수록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원룸시장의 투자판도가 달라지고 있으니 대비하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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