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조현병(調絃病)

입력 2017-04-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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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이 조현병을 겪은 경험이 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이 보도를 들으면서 ‘조현병’이라는 병명에 대해 의아한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필자 또한 생소한 병명이라서 사전을 찾아보고서야 과거에 ‘정신분열증’이라고 부르던 병을 조현병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수년 전에 약사법을 개정하여 간단한 소화제나 해열제 등을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도록 조치한 적이 있다. 이때 약사법을 개정하면서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을 조현병으로 고쳐 부르는 개정도 함께 했다고 한다. ‘정신분열’이라는 말은 영어 ‘schizophrenia’를 일본에서 그렇게 번역하여 사용한 것을 우리가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정신분열은 말 그대로 ‘정신이 여러 개로 나뉜다’는 뜻인데, 이것은 실지로 나타나는 의학적인 증상과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어감이 좋지 않아 자칫 환자의 인격을 모독할 소지가 있어서 그 말을 버리고 조현병으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조현병이라고 했을까? 조현병은 ‘調絃病’이라고 쓰는데 ‘調’는 ‘고를 조, 조정할 조’라고 훈독하고, ‘絃’은 ‘악기 줄 현’이라고 훈독하며 현악기의 현을 뜻하는 글자이다. 따라서 조현병은 직역하자면 ‘악기의 현을 조절하는(조절해야 하는) 병’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흐트러진 악기의 줄을 잘 고르듯이 뇌의 신경망을 잘 조절하여 정상화할 필요가 있는 병이라는 의미이다.

사고(생각)의 장애나 감정, 의지, 충동 등에 이상이 있을 때, 그것을 잘 조절하여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 놓는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는 뜻인 것이다. 병명치고는 상당히 낭만적이어서 환자들은 치료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 같다. 아직은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지만 정신분열증이라는 이름보다는 훨씬 나은 이름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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