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삼킨 궈타이밍, 이번엔 도시바다…도시바 반도체에 ‘3조 엔’ 통 큰 베팅

입력 2017-04-1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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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혼하이정밀공업 회장. 사진=신화뉴시스
▲궈타이밍 혼하이정밀공업 회장. 사진=신화뉴시스

지난해 일본 전자업체 샤프를 삼킨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의 궈타이밍 회장이 이번엔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에 거액을 베팅한다.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등에 업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자금력으로 밀어부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시바 반도체 입찰과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해 혼하이가 도시바 매각 입찰에서 최대 3조 엔의 인수가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이 점치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가치(1조5000억엔~2조엔)를 훌쩍 뛰어넘는 것은 물론 유력 경쟁업체인 한국 SK하이닉스와 미국 브로드컴·실버레이크 컨소시엄이 써낸 액수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브로드컴 컨소시엄은 인수금액으로 약 2조 엔을 제시했다.

혼하이가 예상 가치보다 1조 엔이 넘는 웃돈을 제시한 것은 일본 정부의 우려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부 매각으로 기술은 물론 인재 유출을 우려해 도시바가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걸 꺼리고 있다. 도시바는 한국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의 낸드 플래시 반도체 업체다. 일본 정부가 입찰에서 중국 기업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혼하이가 통 큰 베팅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기술 안보 우려에도 도시바가 혼하이의 통 큰 제안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일본 원자력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의 거액 손실과 파산보호신청으로 파산 위기에까지 내몰린 도시바가 재정난을 극복하려면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궈 회장의 통 큰 베팅은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궈 회장이 내민 손을 덥석 잡았다가 가격 후려치기를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혼하이는 지난해 샤프를 인수할 당시 경쟁자의 2배 가격인 7000억 엔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수 협상 막바지에 예기치 못한 부채를 발견했다며 꼬투리를 잡아 원래 제시했던 가격을 크게 후려쳐 거의 절반 값인 3888억 엔에 인수했다.

애플 아이폰 등을 조립생산하는 위탁생산업체 혼하이는 현재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가 없어 다른 입찰 경쟁 업체들과 달리 반독점 장벽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장점 중 하나다. 혼하이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를 인수하게 되면 현재 생산하는 전자제품에 도시바 반도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고성장·고효율을 중시하는 궈 회장의 경영 스타일 상 연구·개발(R&D) 비중이 큰 반도체 사업을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혼하이와 도시바의 합병 시너지 효과가 다른 경쟁 입찰 업체들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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