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시대] 로봇아, 로봇아 내 자산을 키워줘~

입력 2017-03-2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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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AI 투자자문 서비스’ 도입 박차…내년 1조원 규모로

약 1년 전인 지난해 3월 9~15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가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국내 금융투자업계에도 중요한 기점이 됐다. 이 대국을 계기로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로 불리는 인공지능 투자자문 서비스가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본격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는 저마다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인공지능이 돈을 굴려주는 시대가 임박했다는 평가다.

◇2018년 국내 시장 1조 규모 성장 예고 =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토대로 자산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인건비가 없어 기존의 투자자문사 대비 수수료가 저렴하고, 동시에 여러 사람을 상대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시장의 작은 신호에 휘말려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 증권업계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SK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현재까지 증권업계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일찍이 핵심인력을 모아 로보어드바이저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지난 2015년 9월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하이 로키1 글로벌어드바이저(H)’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합작해 내놓은 유일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다.

대신증권도 인공지능 기술 활용에 의욕적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인공지능 기반 채팅로봇인 ‘벤자민 서비스’를 오픈했다. 벤자민 서비스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 엔진을 통해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시스템이다. 계좌관리부터 공인인증서, 공모주 청약 등 업무 대화와 일상적 대화가 가능하다. 대신증권은 오는 4월 중 벤자민 서비스 이용을 카카오톡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유안타증권도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주식매매 시스템 ‘티레이더’를 개발한 데 이어, 이달 중에는 ‘펀드레이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기준에 따라 펀드를 평가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며 “어떤 펀드에 언제 투자해야 하는지는 물론, 어떻게 투자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가이드 등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59조 원에 이른다. 2020년이 되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적게는 900조 원, 많게는 26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시장은 2500억원 가량의 자산 규모가 오는 2018년에는 1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갈 길 멀다’ 지적도 남아 =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은 막연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IBK경제연구소는 ‘로보어드바이저에 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휴먼어드바이저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기대는 오해”라며 “자산관리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인 것일 뿐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진행 중인 1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결과 실제 29개 업체 35개 알고리즘의 운용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도 로보어드바이저가 수익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테스트베드 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도 알고리즘의 투자자 성향별 포트폴리오 산출역량, 알고리즘의 안정성, 해킹대응, 전산의 안정성 확보 여부에 맞춰져 있다.

기술적으로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관계자는 “단순히 펀드, 파생결합증권,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산출하고 운용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스스로의 경험을 기반으로 논리를 진화’시키는 인공지능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사람처럼 복잡하고 다층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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