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사드 보복하는 중국, 글로벌 리더 자격 없다” 닛케이비즈니스

입력 2017-03-07 14:0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센카쿠 문제 때는 남의 일이었는데, 이제서야 그 때 일본의 기분을 알겠다.” 일본 경제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 인터넷판은 7일(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으로 시작된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어느 정도인지를 중국에 있는 한국인 주재원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2012년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했을 당시 일본 기업도 중국에서 똑같이 당했다. 일본 차와 일본 기업 영업소, 공장 등이 파괴되는 등 중국 내 반일 감정은 극에 달했다. 한국 제품이나 영업소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사드 배치의 가장 큰 희생양은 장소를 제공한 롯데그룹이다.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배치 장소로 제공하기로 한 롯데는 중국 내에서 폭넓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자 음료 외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석유화학 및 부동산 개발, 금융 등의 사업도 전개해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롯데는 1994년 중국 진출 이후 600억 위안을 투자했다.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수는 150개에 이르며, 매출은 3조 원이 넘는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중일 관계가 악화할 때도 롯데는 중국에서 순조롭게 사업을 펼쳐왔지만 사드 문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롯데가 사드 배치 장소 제공을 결정한 이튿날인 2월 28일 상하이 시내에 있는 롯데마트를 방문했더니, 정상 영업 중임에도 손님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인터넷 배달 서비스가 주류라해도 손님이 너무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저장성 항저우시 등 일부 매장은 소방 규칙 위반 등의 이유로 영업을 중단했다. 작년 가을 사드 배치 장소가 롯데 골프장으로 밝혀진 후 중국 정부가 자국내 롯데 법인과 매장에 대한 세무조사와 소방검사를 강화한 결과다.

롯데가 요녕성 선양시에 건설 중이던 롯데월드 공사도 작년 말부터 중단됐다. 여기는 테마파크와 쇼핑센터 등이 모인 복합시설로 심양 지역 최대 규모의 복합 쇼핑몰로 중국 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해 “미국과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는데 대한 중국 국민의 입장은 분명하다. (롯데는) 중국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할지 여부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롯데에 대한 시위를 묵인할 생각을 나타냈다.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면 영향이 적지 않다.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대중국 비중은 2015년 26%로 일본(17.5%)에 비해 높다. 사드는 수개월 후에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배치되면 중국의 보복 조치는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이런 중국의 보복 조치는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 총리는 올해 중국 정부의 국정운영 방침 등을 나타낸 정부 활동보고에서 “국제 무역과 투자 자유화 및 원활화를 진행한다. 중국은 글로벌 경제 협력을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추진하여 타국 간 무역의 주요 플레이어로서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경제의 세계화를 긍정하는 존재로서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강화할 뜻을 나타냈다. 전인대에서 리 총리의 발언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에 대한 보복에 대해 중국 측은 ‘국민의 선택일 뿐’ ‘법률에 비추어 처리할 뿐’이라며 보복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비즈니스는 중국의 이런 발언에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자유 무역의 수호자로서 존재감을 높이려 하면서 그 한편으로는 롯데에 보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한 중국은 글로벌 경제의 리더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법정상속분 ‘유류분’ 47년만에 손질 불가피…헌재, 입법 개선 명령
  •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 "뉴진스 멤버들 전화해 20분간 울었다"…민희진 기자회견, 억울함 호소
  • "아일릿, 뉴진스 '이미지' 베꼈다?"…민희진 이례적 주장, 업계 판단 어떨까 [이슈크래커]
  •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8000원에 입장했더니 1500만 원 혜택"…프로야구 기념구 이모저모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4.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640,000
    • -2.3%
    • 이더리움
    • 4,503,000
    • -2.55%
    • 비트코인 캐시
    • 683,000
    • -2.57%
    • 리플
    • 754
    • -1.05%
    • 솔라나
    • 209,600
    • -5.67%
    • 에이다
    • 677
    • -2.45%
    • 이오스
    • 1,234
    • +1.56%
    • 트론
    • 168
    • +2.44%
    • 스텔라루멘
    • 163
    • -2.4%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000
    • -4.48%
    • 체인링크
    • 20,930
    • -3.1%
    • 샌드박스
    • 658
    • -4.9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