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메리츠화재, 조직개편 실험 곳곳서 파열음

입력 2016-08-26 09:59 수정 2016-08-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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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 보이콧에 신계약 건수 사상 첫 감소 충격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의 파격 실험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전통적인 보험 지점을 대폭 줄이고 전속 설계사의 수수료를 올려주는 승부수를 내건 것인데, 외부 보험판매대리점(GA) 반발과 신계약 건수 감소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시점인 지난달, 장기 신계약 건수가 올 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하락했다. 4월에도 장기 신계약 건수가 하락하긴 했지만, 이는 보험료 인상이라는 특수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였다.

메리츠화재 장기보험 신계약 건수는 지난 4월 6만8133건, 5월 7만7007건, 6월 8만6885건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7월 8만6009건으로 감소했다. 장기보험 신계약 판매 금액도 6월 55억6200만 원에서 7월 52억여 원으로 3억 원가량 줄었다.

이를 두고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의 판매조직 통폐합 실험이 매출 타격으로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용범 사장은 지난달 메리츠화재 지역본부(12개), 영업지점(119개)을 폐지했다.

지역본부는 본사와 영업지점을 잇는 의사전달기구 역할을 해왔다. 영업지점은 기존 221개를 102개 초대형 점포(본부)로 통폐합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에도 40개 지역단을 폐지했다. 이번에 지역본부마저 폐지하면서 본사와 영업지점만 남게 됐다.

메리츠화재는 중간조직 관리 비용을 줄여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기존 약 800% 수준에서 GA소속 설계사 수수료 수준인 1000%로 인상했다.

하지만 일부 GA들이 메리츠화재 전속 설계사들의 수수료 인상에 항의하면서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는 GA소속 설계사들은 통상 보험사를 상대로 수수료 협상을 할 수 있어 전속 설계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받는다.

일부 GA들은 메리츠화재 상품을 팔지 말 것으로 요구하는 보이콧 성격의 문자를 ‘공지’ 형식으로 설계사들에게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GA관계자는 “전속 설계사들은 우리와는 달리 사무실 지원, 설계사 교육 등을 보험사에서 혜택을 받기 때문에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게 당연한데, 같은 수준으로 올리면 적극적으로 메리츠 상품을 판매할 유인이 없다”며 “결국 매출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라고 말했다.

또 다른 GA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기존처럼 낮추지 않으면, 메리츠화재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수료 갈등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달 김용범 사장까지 나서서 GA 측을 설득했지만, 일부 GA들은 이처럼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메리츠화재의 GA 의존도는 타사 대비 높은 편이라 GA가 돌아서면 매출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원수보험료(1조4693억 원)의 52%를 GA 채널(7597억4700만 원)을 통해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GA 의존도를 줄이려는 김 사장의 파격 시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손해보험사는 GA 비중이 높은데, 이런 관습이 깨지는 것이 보험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또한 메리츠화재와 GA 간의 마찰을 다른 경쟁 보험사들이 부추기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출신인 김용범 사장은 비용절감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기로 유명하다.

김용범 사장은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재직 시에도 조직 슬림화를 목표로 기존 32개 점포를 초대형 거점점포로 통폐합한 바 있다. 2015년 메리츠화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한 희망퇴직을 포함, 2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해 조직을 도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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