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 속도…부·울·경 주택시장 불안

입력 2016-05-31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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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울산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조선·해운업계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이들 업체가 몰려 있는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지역의 주택시장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지역 경제를 떠받쳐온 조선산업이 내리막길에 들어간 가운데 구조조정의 밑그림이 그려지는 다음달부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미분양은 모두 6129가구를 기록했다. 부산이 1315가구로 전월보다 5% 늘었고, 울산과 경남은 각각 전월보다 5%, 9% 감소했다.

특히 부산의 지난달 미분양 가구는 전년 동월보다 40% 증가했고, 울산과 경남은 각각 402%, 129% 치솟았다.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3238가구로 늘어나 평균 190%의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시기 주택매매거래도 계절적인 비수기로 세 지역 모두 전월보다 늘었지만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부산은 28.1% 감소했다. 울산과 경남도 각각 38.1%, 29.7% 줄어들어 28% 감소한 전국 거래량의 수준을 훨씬 웃돌았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조선소가 들어서 있는 경남 거제시의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감소폭이 최대 0.14%였던 이 지역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지난달 말 0.47%까지 가라앉은 후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거제시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고 거래가 이미 몇 달 전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작년 중순께부터 상황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이런 불황은 근래들어 처음이다. 앞으로 상황이 더 우려스럽다"라고 불안감을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이 대형조선사들이 몰려 있는 동남권은 조선업 종사자가 2014년 기준 6만6000여 명에 달한다. 거제에서는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두 조선소 협력사 45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 울산 역시 20여 개의 협력사가 폐업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대규모 적자와 수주 감소, 경영난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밑그림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협력업체 등으로 2차 피해가 옮겨질 경우 문을 닫는 기업이 속출하고 지역경제가 위축되면 주택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해진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달과 이달 이 지역의 소비가 임시공휴일 지정에도 불구하고 주력산업의 실적부진으로 1분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동남권의 경제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거제는 지난해까지도 분양이 순위 내에 마감할 만큼 시장이 나쁘지 않았지만 조선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이어서 업황이 불투명해질수록 지역경제 타격이 있을 게 분명하다"며 "대출규제와 시장의 불확실성 등 여러 악재가 맞물리면서 당분간은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상반기 양정·문정동에 공급한 '거제2차 아이파크'는 최고 12대 1의 청약률을 보이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다음달 공급된 '거제 센트럴푸르지오'도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다만 같은 동남권이라도 타격의 규모가 지역별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양 실장은 "부산처럼 이슈가 다양하고 한 가지 호재나 악재만 작용하지 않는 지역은 심각한 불황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구조조정의 여파는 지역별로 다를 것이고, 한 지역에서도 집값이나 거래량이 단지별로 차이가 나는 개별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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