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경제 전문가들 입단속 “암울한 전망은 하지마”

입력 2016-05-04 08:09 수정 2016-05-0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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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당국 관계자 등 전문가들 상대로 밝은 이야기만 말할 것 압박

중국 정부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 경제지 기자 등 경제 전문가들에게 암울한 전망을 내놓지 말라며 입단속에 나섰다.

증권당권 관계자와 언론검열관, 기타 중국 정부 관리들이 정부의 밝은 경제전망과 다른 시각의 논평을 발표한 전문가들에게 잇따라 구두로 경고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궈타이쥔안증권의 린차이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회사채 급증과 주택 공급과잉, 위안화 약세 등 중국 경제 리스크를 솔직하게 거론하다가 최근 정부 측으로부터 두 차례나 경고를 받았다. 특히 정부는 린차이이에게 위안화에 대한 과도한 약세 전망은 피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상장사들에 대한 비판적인 보고서 발행을 꺼리고 있다. 한 중국 싱크탱크는 정부의 국영기업 부채 감축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과거 중국 정부는 정치, 사회정책과 달리 경제나 기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펼치는 것을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풀어놨다. 원활한 정보 흐름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고 암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지난해 중국 정부의 서투른 위안화 정책에 증시가 혼란에 빠지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정부가 경기둔화를 못 막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자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정보를 제한해 리스크를 통제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이런 입장 변화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이사는 “중국이 성공적으로 경기둔화 수렁에서 벗어나려면 이코노미스트들의 활발한 토론과 이런 논의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좋은 소식만을 듣고자 한다면 차라리 귀를 막는 것이 좋다. 이런 소식은 아무 가치가 없다”고 꼬집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초 3대 국영 언론사인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중국중앙(CC)TV를 방문해 언론매체들이 당의 노선을 따라야 하며 중국의 밝은 이야기를 전파하고 세계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그 결과 중국 기자들은 경제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피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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