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안전해서 탈?…경제강국 옥죄는 안전자산 신드롬

입력 2016-02-12 09:21 수정 2016-02-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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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쏠림 현상이 일본과 미국 등 일부 경제강국에 집중되면서 이들 국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데 있다.

세계 각국 증시 추이를 종합한 종합한 MSCI올컨트리월드인덱스가 11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3% 하락, 지난해 5월 고점 이후로는 20% 빠지면서 세계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했다. 세계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건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이처럼 주요 글로벌 증시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안전자산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한때 110엔 때까지 추락했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 강세를 의미하며 그만큼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이야기다. 일본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장기채권 금리는 추락하는 반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상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양적완화 등 부양책을 내놓으면 채권금리를 올라가고 증시는 상승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라는 BOJ의 특단의 조치가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엔화 강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이날 옐런 의장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언급하는 등 금리인상 시나리오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의 일련의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커졌고, 이는 곧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이어졌다. 실제로 옐런 의장의 증언 직전 114엔 후반대였던 달러당 엔화 가치는 110엔대로 급상승했다. 지난 10일간 엔화 가치 상승폭은 10엔을 넘었으며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폭이다.

유럽에서는 은행권의 신용불안이 고조되면서 영국과 독일 등 안전한 국채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0.35%에서 -0.5%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은행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고조되면서 은행주를 중심으로 유럽증시가 3%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상대적으로 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영국의 1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1.22%대로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독일 국채 금리 역시 0.13%로 급락했다. 미국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거래일 연속 하락해 1.642%를 나타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 역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3.2달러(4.5%) 급등한 1247.8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5일 이후 최고치이며, 상승폭은 2013년 9월19일 이후 하루 최대다. 장중 한때는 1263.9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전날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3.85% 급락했으며 다우지수와 S&P500, 나스닥 등 미국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일 3% 급락세로 출발했다.

자본이탈과 쏠림 현상이 일부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로 떠오르면서 각국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우치다 미노루는 “지금까지 금융 완화로 엔화를 눌러 온 (BOJ의) 단독 개입은 국제적인 이해를 얻을 수 없다”면서 국제 공조의 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는 26~27일 열리는 주요 20개국 (G20) 재무 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대응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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